"자손 대대로 욕먹을 짓 하지 마라"

 
이성재 : 심곡천은 소사동 쌍굴다리에서 시작해 심곡동을 거쳐 굴포천으로 가는 하천이었죠. 지금은 쌍굴다리에서 시작해 소명여고와 원미초를 거쳐 신흥로를 따라 흐르고, 교육지원청사거리에서 다시 길주로를 따라 굴포천으로 나가죠. 심곡천은 1983~1986년 복개 공사를 진행했는데요. 상부는 도로 및 주차장으로 쓰고, 하부는 하수도 시설로 이용 중입니다. 김만수 시장은 복개천 철거사업을 하면 원도심 녹지 형성 및 대기오염 저하, 상권 활성화 등 여러 이점이 있다는데요. 여기 모인 분들은 이 사업을 반대하는 분들입니다. 윤병국 현 시의원과 당현증 전 시의원, 심곡 복개천 철거반대 투쟁위 김유성, 하재춘 위원장과 조태형 총괄담당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먼저 이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조태형 : 과연 하천인가 싶어요. 쌍굴다리에서 시작한다는데, 비가 와야지 하천이에요. 흐르는 물이 거의 없어요. 20cm 정도 깊이인데, 그냥 생활하수구죠. 그런 부분을 온갖 미사여구를 사용해 생태하천이라고 표현하죠.

김유성 : 부천시가 환경부에 공모해서 당선된 사업이에요. 복개 철거 구간이 980m 정도죠. 지원을 받아도 시비가 들어가는데요. 돈 있느냐고 물어보니, 부천시 땅 팔아서 한다네요. 황당하죠. 부천시가 무슨 구멍가게가 아니잖아요. 시민의 땅을 자기가 소유한 땅처럼 말해요. 그리고 여기가 차가 많이 다녀요. 소방차 긴급도로도 있고요. 여기 심곡동 일대가 저지대라 여름에 비가 오면 침수되고 싹 잠기죠. 16년을 살면서 그런 일을 3번 당했는데, 복개천을 철거하면 적절한 홍수 대책이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공무원이 모래주머니로 막으면 된다는 거에요. 이런 무책임 한 말이 어딨어요? 시민한테 이해가 가게끔 설명해야 하는데, 복안이 없다고 해요. 없는 시민은 그냥 당하라는 거죠, 상인들하고 소통도 없었고. 대화도 한 번 없었어요, 공청회 하면 반대하는 사람들 배제하고, 찬성하는 사람들만 오라고 해요. 자기들만의 잔치에요. 일부 찬성하는 사람들 산책로, 운동, 경관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폭이 좁아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이건 시민들 기만이죠.

윤병국 : 이 사업은 환경부 ‘청계천 플러스 20’에서 시작된 거에요. 청계천 같은 곳을 전국 도심에 스무 개 만들자는 거였죠. 그리고 이 이전에 원미 뉴타운 계획을 하는데, 시민의 강처럼, 조그만 물길을 인도 쪽으로 만들자는 계획이 있었는데, 지난번에 뉴타운 변경계획이 없어지고, 심곡천 복개 철거 문제만 남았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토론회 여러 번 하고, 그다음에 시민정책토론회하고, 부천시지속가능협의회에서 200인 토론을 했는데, 하나도 받아들여진 게 없어요. 소통은 형식이죠.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게 2013년도 하반기에 원미초등학교에서 200인 토론회를 했어요. 그날 토론하고 나서, 그 이후로 복개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죠. 2013년도 말에 행정 사무감사를 하면서, 하수과장이 심곡천복개 철거 예산이 150억 더 들게 생겼다고 말하는 거에요. 대답이 그래요. “150억 더 들어가게 생겼습니다.” 그게 이야기되었는데, 2014년도 선거 기다리고, 가만히 있더니, 이제 막 발주 넣고 시작한다는 거에요.

당현증 : 1980년도에요. 부천시민학습원 옆 건물에 세 들어 살았어요. 복개하기 전이죠. 장마면 집안으로 물이 넘쳐 들어왔어요. 부천 지하도 상가는 화약고죠. 거기가 여름에 장마가 지면, 계단으로 물이 내려와요. 원래 거기가 계곡이죠. 심곡천은 생활오수가 흐르기 때문에 그 물을 어떻게 돌릴지도 문제가 돼요. 홍수와 생활오수를 어떻게 할지 대책이 분명해야 하는 거죠. 다음 문제는 부천시민 만족도 조사할 때 늘 나오는 교통대책이에요. 복개 구간을 철거하면, 거기로 다니던 차들이 어디로 가겠어요? 경인국도하고 길주로는 더 난리가 나요. 그래서 차 없는 거리를 해보자는 거에요. 1주일만 하면 무슨 현상이 나오느냐? 알게 되잖아요. 그런데 안 해요. 가장 큰 문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거에요. 이명박 대통령도 청계천 사업할 때 주변 상인들을 4천 번 만났다고 하는데, 부천 시민을 알아도 바보로 아는 것도 아니고, 만나질 않잖아요. 이런 사업을 할 때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알수록 그로 말미암은 충격은 반비례해요. 밀실에서 회의하듯이 처리하면 큰 문제가 꼭 생겨요.

조태형 :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 설계업체하고 하수과장, 하수과 심곡복개천 팀, 도시환경과 과장과 토론을 했어요, 토목의 기본이 측량인데요. 비가 어느 정도 해당 유역에 떨어져서, 심곡천으로 도달하는지를 알아야 해요. 유역면적, 유로길이를 알고 계산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조사한 자료가 있는지 없는지, 아예 모르고 있어요. 설계업체 담당이사에게 유역면적을 몇 제곱 킬로미터로 계산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답변을 못 해요. 측량을 안 한 거죠. 공무원들이 옛날에 비가 오면 여기가 고였고, 저쪽이 고였다고 말하면서 물만 빠지도록 설계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로 황당해요. 게다가 여기는 하천물이 하수구랑 연관이 되어 있어서 온갖 냄새에 그대로 노출되죠, 정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이게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지, 아예 부천시 행정이 문 닫아야 해요.

윤병국 : 2013년 9월에 교통문제에 대해 중간보고회를 열었어요. 차량통행을 막고 시뮬레이션을 했죠. 그런데 그게 2013년 7월 30일에 한 거에요. 휴가철이었죠. 그래서 시장에게 물어보니 시장답변이 그랬어요. ‘지금도 거기가 교통 서비스 수준이 E 등급이다, 완공 후에도 E 등급이다.’ 지금도 나쁘고 나중도 나쁘다고요. 시장이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고 하는 게 답답하죠. 2012년에 시가 만든 자료를 보면 교통 수준은 D라고 나왔고, 통과 시속이 평균 27.5km인가 그래요. 왕복 4차로가 되면 17.9km가 되죠. 1년 뒤에 설계하면서 자료가 또 달라졌죠. 교통 문제가 없는지 여러 차례 실제적인 조사를 해야 해요. 휴가철에 해 놓고, 나쁜 건 똑같다는 게 말이 돼요?

이성재 : 문제가 정말 많은데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왜 이렇게 밀어붙일까요?

조태형 : 소통 부재가 김만수 시장의 시정철학이 되어버린 것 같죠. 당선될 때의 초심에 맞는 사업인지 되돌아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제가 시장캠프에서 공약을 만든 사람인데, 심곡천은 공약 사항이 아니었죠. 지금은 시민의 시장이 아니라 높은 공무원 한 명 앉아 있는 것 같네요.

윤병국 : 과도한 사명감이죠, 환경부 공모 사업이라는 명분은 있는데, 주민에게 물어보고 공모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없죠. 시민이 하지 말자면 반납해야 하는데, 공모사업으로 돈을 확보하니, 시민이 싫어도 안 바꾸죠. 저질러 놓은 거 하자는 거죠.

당현증 : 중앙정부에서 주는 돈이 쥐약이에요. 의원들이 중앙에서 돈 가지고 와서 하는 사업이 문제가 많아요. 송내 환승 터미널도 잘못해서 내년 5월 완공인데, 말까지도 힘들고 상권도 다 죽고, 보기도 안 좋고, 하고 나서도 흉물이에요. 지역 생활인들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밀실에서 모여서 자기들끼리 생색내고, 다 진행해요.

이성재 : 시장 상인들이 입는 피해가 가장 큰데요. 상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요?

하재춘 : 저와 김유성 위원장은 공사가 시작되면 여길 떠나야 해요. 3개월도 못 버텨요. 문제는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거에요. 이사를 가야 하는데 개남대로 쪽을 알아봤어요. 20~30평 되는데 가게를 알아보니 권리금 8000천에 보증금 2~3천이에요. 여기서 15년 장사했는데, 그쪽으로 옮겨서 그 돈을 들여서 인테리어비에 그 외적인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바로 그 장사를 성공할 수 있느냐? 바로 못해요. 한 2~3년 시간이 흘러야 하는데, 지금같이 불경기에 그게 가능해요? 시에서는 공사하면서 어떤 보상은 한 푼도 없어요. 건물이 아니고, 시 땅을 하는 거니깐 보상은 없다고 해요. 소통을 한 번도 안 했어요. 상인들에게 공사한다고 한 번도 말 안 했어요, 그리고 암암리에 공청회를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알아서 찾아갔죠. 답답해요. 지금 공사 발주 한 달만 남았는데, 어느 기자가 와서 그랬어요. 저희 상인들하고 인터뷰하는데, 시에서는 이 사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요. 그런데 워낙 정보를 안 주니 알 수가 없어요.

윤병국 : 시민은 공무원들 뒤통수만 볼 수 있어요. 이건 관치행정이에요. 얼굴을 못 봐요. 삽질을 시작해야 시민이 알아요. 자기들은 소통했다고 해요. 김만수 시장이 ‘소통’을 제1정치철학이라고 하는데, 소통이 제일 문제에요. 게다가 제도로 정해진 소통도 안 해요. 용역보고회는 제도로 정해진 거에요. 1주일 전에 공고하게 되어 있죠, 그런데 시민단체에서는 용역회 하루 전날 소식을 보냈어요. 게다가 당사자인 상인들에게는 알리지도 않았죠. 그래서 소통을 안 하느냐고 물어보면, 3번이나 소통을 했다고 해요. 뭐냐고 하니, 통장, 반장 모일 때마다 19번 소통을 했대요. 통장, 부녀회장 회의에 와서 소통했다는데, 공무원은 누가 당사자인지 몰라요. 실지로 상인들이 심각하게 느낀다는 걸 안 물어놓고, 딴 데서 소통을 해요.

김유성 : 제가 고향이 전주에요, 전주에도 노송천이라고 복개 철거 사업을 해요, 일단 물길을 열었는데요. 처음에 지역 상인들이 잘될 줄 알고 환영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이 일대가 공사장으로 폐허가 되었어요. 겨울에는 쥐, 들고양이 판치고, 여름에는 유속이 느려서 모기가 들끓고 냄새가 심해요. 상가가 많이 비었어요. 그 동네 가서 들어보세요. 상인들하고 주민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해요. 거기 상인들이 20~30년 터 잡고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망한 거죠. 말도 못해요. 전주시와 보상문제로 싸우는데, 여기도 비슷하지 않겠어요? 심곡천도 불 보듯 뻔해요.

조태형 : 심곡천은 굴포천 하수종말 처리장에서 재이용수를 끌어와서 물을 보낸다고 해요. 수질은 유속과 관련 있는데요. 청계천이 초속 25cm이고 심곡천은 초속 20cm로 흘러요. 이게 가운데 부분 수치인데요. 양쪽으로 가면 마찰이 있어 4대강에 함안보 수준으로 흘러요 평균 초속 15cm인데, 종이배를 놓고 시간을 계산하면 시점부에서 종점부까지 대략 1시간 45분이 걸려요. 물이 아주 천천히 흐르죠. 청계천이 부영양화가 일어나는데. 여긴 불 보듯 뻔하죠, 집중호우 내리면 하수구 물이 넘쳐서, 심곡천은 쓰레기장이 될 거고요. 또 하수구 물이 빠지는 개구부가 세 군데 있죠. 이 개구부로 악취가 연중 일대를 뒤덮을 거예요. 주거환경이 열악해져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된다는 것이죠.

김유성 : 노숙자 아지트 되기에 딱 이에요.

이성재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윤병국 : 환경적으로 기대이익이 있고, 유지관리비 1년에 5억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는 심곡복개천 주변 상인들과 대화를 안 했다는 건 큰 문제에요. 입게 될 피해를 알리고 설득해야 하는데,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야 시장 잘 못 만나서, 차 막히면 돌아가고, 부천을 떠나든지, 무슨 수를 내겠죠. 하지만 당장 생계가 절박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래선 안 되는 거죠.

김유성 :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마라.’에요. 철거하면 복구도 안 되고, 제 자손대대로 부천 시민에게 욕먹죠. 제 자손대대로 욕먹지 않게, 욕을 대물림 받지 마라. 진짜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에요.

조태형 : 지방 선거에서 김만수 후보 선거 공약을 만든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 잘못된 정책은 제발 하지 마라. 정치인생 망한다.”라고, 이 사업은 고민해야 해요. 초심을 찾길 바라죠.

하재춘 : 상인으로서 어차피 사업이 추진되면 영업 손실 보상해 주고, 이주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어요.

당현증 : 소통이 너무 없어요. 그리고 부천시가 돈도 없고요. 지방채 발행하려고 하죠. 꼭 토목사업으로 물길을 만들려고 하는데, 공모사업이라고 하지만, 주민의 의견이 다르면, 안 할 수도 있어요. 앞으로 십 년이면 결과가 뻔히 나와요. 반대하는 사람들 의견을 더 묻고, 교통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아직 늦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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