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률과 효율만이 미덕으로 치부되는 시대에 ‘오랜 시간의 노력’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낡은 사고의 소유자로 오해받기 십상일 것이다. 시가 천대받는 시대, 시를 옮겨 산을 이룬들 누가 알아주겠는가. 서점에는 시집 코너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산술적 이득과 돈과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서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오늘도 깜깜한 어둠 속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고, 힘겹게 시를 옮겨 참된 삶의 산을 쌓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에 나타나는 결과에 매달리지 않고 천천히 한발 한발 나아가는 그들로 인해 세상은 다시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분명히.
김주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