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린서비스 파랑새야는 이름대로 긍정의 힘이 자산인 사회적 기업이다. 사람을 중시한 사회적 기업이 어떠한 결과를 낳았냐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람을 중시한 기업이 노동자와 함께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여기에 있는가를 알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온전한 나로 존중받고 함께 하는 노동의 소중함을 느꼈을 때. 파랑새가 이미 그들 곁에 머물기 시작했을 것이다.

㈜크린서비스청은 2011년 사회적 기업 인증을 시작으로 올해 4년 차다. 지난 3년간 정부 지원이 있었고 올해부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현재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크린서비스청은 세 개 브랜드가 있다. 하나는 청소용역서비스인 '크린서비스 파랑새야'이고 다른 하나는 홈 클리닝 전문브랜드인 '후레쉬하우스'이다. 크린서비스청은 건물일상관리부터 시작해서 소독방역, 카펫, 쇼파크리닝, 바닥크리닝·코팅, 하우스크리닝, 외벽청소, 화장실청소대행, 기타청소 등 다양한 청소관련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많은 취약계층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또 이런 서비스를 받는 시민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세정대왕이라는 브랜드로 세제 유통판매를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크린서비스청의 대표가 생각하는 자랑거리? 파랑새야는 무엇인가 궁금했다.
“특별히 없고요. 청소용역 직원들이 신뢰하는 회사라는 것이 중요해요. 용역시장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고객 이미지도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은 청소 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쉬고, 계단 같은 곳에서 쉬고 하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말해요. 그러다가 자기 아파트로 돌아오면 아파트 관리비 때문에 청소직원 줄여라, 경비 줄여라, 왜 이렇게 비싸냐. 깎아라, 이런 거죠. 다 엮여 있는 거죠. 청소회사가 바뀌어야 할 점이 있고 일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할 점이 있어요. 일하는 사람도 마인드가 필요한 거예요.”

직원들이 신뢰하는 회사라면,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신뢰가 시작된 것일까? 전업주부인 나는 내 일터를 신뢰하고 있나? 여러분은 당신의 일터를 신뢰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가?
처음에는 직원들 모으기가 참 어려웠다고 한다. 교육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학교 방학기간은 좀 더 길게 가진다고 했다. 직원 복지에도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재무상담, 노사협의회, 고용구조 컨설팅을 등 사람이 행복해져야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는 기업의 이념을 실천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기업을 신뢰하는 것에는 다름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의 반복에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락스를 못쓰게 해요. 염소가스가 일단은 환경에도 당연히 안 좋지만, 용량을 남용하기가 제일 쉬워요. 고농축상태로 판매를 해서 희석량을 맞추기 어려워요. 작업자가 계속 오랫동안 염소가스에 노출되면 건강에 치명적이죠. 건강이 다 망가지는 이유가 청소하시는 분은 거의 락스 때문이라고 보시면 돼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다 보니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거죠. 가끔 가다가 몰래 쓰는 경우는 엄청 혼나죠.(웃음) 잘릴래? 락스 자를래? (웃음) 지금 수준에서는 락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차적 목표예요. 다른 방식으로 하되, 정량사용을 강조해요. 일하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안내하죠. 몇 번씩 강조해서 교육하고 있어요.”

이유 불문 보여주기 위한 기업이 아닌 내 가족을 보듬고 이웃의 건강 자연생태계까지 염려하는 마음이 어머니, 아버지 같다.

“자주 아프기도 한데 직원분들이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거죠. 보통 용역업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보통은 아프면 ‘알아서 사람 구해서 채워놓고 쉬어’ 그런 분위기죠. 여러 가지 어려움을 받아 주고, 그렇다 보니 경력자가 많아요. 보통 5년 길게는 7-8년 인연을 맺고 있지요. 그동안 총무부장님의 역할이 컸지요.”

기업과 직원과의 신뢰관계를 통해 창출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 돈? 명예? 답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답은 바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이진 않지만 ‘내가 열심히 해야 우리 회사가 계약을 유지할 수 있고 그러면 우리도 이 회사에서 인간적 대우받으며 계속 이 청소 일을 할 수 있다.’ 그런 믿음이 크린서비스청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있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청소하는 학교장한테 가서 왜 계약하지 않았냐 하며 건의도 하고 계약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계속 전화를 해요. ‘내가 얘기했다. 교장이 새로 왔는데 내가 지금 용역업체 못쓴다.’고 얘기했다고요.”

현재 크린서비스 청은 직원 규모를 50명에서 20명으로 줄고 학교 청소도 줄었다고 한다. 전체시장의 규모가 커지지 않고, 그 안에서 이러한 취지로 일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일터가 줄어드는 상황이란다,

크린서비스청은 주로 학교청소(화장실)를 하고 있는데 지역 공공시장에서 입찰공고에 일 년에 몇백 건씩 참여 하지만 한 건 되기가 어렵다고 한다. 공정한 경쟁을 신조로 하는 입찰계약 조건이 사회적 기업에는 제약조건이 많다. 김기홍 대표는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사회적 경제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한 건물을 직원 1명이 청소한다고 한다. 12개의 화장실, 화장실 안의 변기는 수두룩하다. 우리 집 화장실 한 번 청소하는 데 걸리는 노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엄두도 못 낼 노동이다. 학교는 예산이 삭감되면 청소 시간을 줄이고 단가가 낮은 용역업체를 고용한다. 그러면 직원은 원하지 않는 고용승계를 당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크린서비스청은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시키는 데는 회사가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대표와 직원들은 해결방법을 찾아 파랑새를 만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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