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와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은 약 3개월 동안 탈가정 청소년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 냈다. 탈가정 청소년을 만나기 전, 준비 단계 기간까지 덧 붙이면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 일에 얽매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궁금했다.
프로젝트 ‘100일간의 야간 비행’을 함께 한 청개구리 이정아씨와 모두들 김이민경씨를 만났다.

김이민경씨는 처음에 청개구리의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집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괴로워 하는 건 청년만은 아니죠.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은 아무래도 처음 모두들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들이 청년이다 보니 우선 당사자로서 청년들의 주거권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들을 하고 있지만, 모두들이 있는 부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가져야 할 보편적인 권리 '주거권'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집'을 가지고 고민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청개구리를 만나게 되었어요.”

100일 간의 야간 비행은 탈가정 청소년 문제가 전문가들 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자 내 이웃, 내 주변에서 일어 나는 일이다.
“탈가정 청소년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었어요. 단편적으로 현상을 마주하지 않고 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처럼 함께 고민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모두가 그런 경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반 시민이 인터뷰를 하는 과정을 통해 탈가정 청소년들의 고민과 시민들을 연결 시켜줄 매개체가 되어주었죠. 바로 일반 시민이 매개체 역할을 한 거죠.”

“그동안 탈가정 청소년은 주로 자극적인 기사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서, 조각 조각 사례들을 엮어 시민들에게 전달 됐어요. 우리는 당사자 관점에서 현상으로 드러난 가출 이외에도 왜? 라는 물음과 그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담아 내려고 했어요.”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게 제일 힘들다. 손바닥도 짝 소리가 나려면 마주쳐야 한다. 그 연결고리가 청개구리였다. 김이민경씨는 청개구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탈가정 청소년들의 삶이 워낙에 변화무쌍하고 계속해서 만날 수 있는 끈이 없잖아요. 이 친구들은 맨날 맨날 주거지가 변하고 연락할 수단도 없는 거죠. 오직 만날 수 있었던 곳은 청개구리 였던 것 같아요.”
탈가정 청소년들과 청개구리에서 인터뷰 약속을 잡고, 다음 날 약속 장소에 찾아갔다가 바람 맞기도 했다. 마지막 인터뷰 작업을 앞두고 탈가정 청소년이 잠수 타는 경우도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단다. 그 끝에 탈가정 청소년 11명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었다.

▲ 김이민경(좌)씨와 이정아(우)씨
이정아씨는 “청개구리를 4년 동안 하면서 느낀 건, 프로젝트 ‘100일 간의 야간 비행’처럼 아이들(탈가정 청소년)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거예요. 대부분 사회적 지위나 시로부터 지원 받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들을 이용해요. 아이들을 대상화 시키는 거죠. 아이들의 삶과는 동 떨어져 있으면서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 아이들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덧 붙였다.
‘100일 간의 야간 비행’을 통해 탈가정 청소년은 변했을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거리를 헤매고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한다.

변한 건 탈가정 청소년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이었다.
“함께 일한 시민들은 처음엔 아이들이 무서웠다고 해요. 그런데 이 작업을 하면서 어떤 시민은 그런 말을 했어요. 인터뷰를 위해 저녁에 만나 밥을 먹었다고 해요. 부대찌개가 그렇게 맵지 않았는데도 인터뷰이가 계속 맵다며 물을 마시더래요. 그래서 왜 그럴까, 하고 이야기를 해보니 그게 그 아이에게는 하루 첫 끼였더랍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따뜻한 밥을 함께 먹고 싶다고 했어요.”

변화. 상대를 바꾸는 힘보다 더 무서운 건 내가 바뀌는 것이다. 변화, 함께 하는 변화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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