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실업고등학교 졸업생 답사

 

조인호(23회 졸업생)    

안녕하세요 오늘 부천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조인호입니다 .
저는 우리학교에 입학 하고 나서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1학년 때는 학교에 적응도 안되고 말이 없는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진짜 다른 사람이 됐습니다. 물론 ‘지금이 낫다 . 예전이 낫다.’ 라고 가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저는 지금 제 자신에 대해 자랑스럽고 만족스럽습니다.

예전에는 혼자 있는 게 좋고, 뭘 하든 혼자 하는 게 마음 편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사람들 앞에서 무엇을 한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고 짜릿한 일인 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학생회 활동을 하며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여러 사람들 앞에 제가 가장 많이 서고, 얘기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3년 간의 학교 생활이 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고는 싶은데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저에게 항상 잘한다, 잘한다, 할 수 있다 칭찬을 아끼지 않은 선생님들, 그리고 쭈뼛거리는 저에게 많은 호응을 해 주는 친구들이 없었다면 저는 이렇게 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입학식 한 지 1년 밖에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나서 졸업이라니 솔직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실감도 전혀 안 나고 별 생각도 없었는데 방학을 하고 밖을 돌아다니다보니 ‘아 이제 진짜 졸업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은 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죽을 때까지 그냥 우리학교를 다니고 싶습니다.

저는 같이 졸업하는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 버스킹이라고 아십니까? 길거리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걸 버스킹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이번 방학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버스킹을 꼭 하겠다. 라는 굳은 결심을 하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맞는 기타 파트너도 구하고, 연습에 연습을 다 했는데 기타를 치기로 했던 친구가 갑자기 너무 떨려서 못하겠다고 나중에 정말 완벽할 때 하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방학때 무조건 버스킹을 하기로 제 자신과 한 약속 때문에 그냥 혼자 기타 없이 반주만 틀어놓고 다시 계획을 짜고 있는데 혼자라는 생각이드니까 갑자기 많이 떨렸습니다. 몇 백 명, 몇 천 명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러다가 친구 한명이 선뜻 도와주겠다고 해서 다시 기타를 알아보고, 연습한 후 무사히 버스킹을 마쳤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왜 하느냐면 ‘아 나는 못할 거 같아, 못할거야.’ 라고 생각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저도 버스킹이 엄청 대단한 것인 줄 알고 정말 죽어라 연습했는데 나가보니까 별거 아니었습니다. 그냥 조금만 용기를 갖고, 열정을 갖고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용기가 조금 부족해서 못한다는 건 너무 아쉬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우리 부천실업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나는 못할거야.’ 라고 생각한 일들을 다시 한 번 조금만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 부천실업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을 받아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 작고 평범하지만 그 속에 빛나는 무엇이 있는 학교였습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좋았던 일들은 추억으로 남기고, 안 좋았던 일들은 경험으로 남기면서 졸업하고, 졸업생 여러분들은 나중에 모두 밝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천실고 소식지 "한무릎터" 258호(2015. 3. 10)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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