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문화공간 찾기 (1)

혜화동 사무소 옆 소극장 '예술공간 혜화'

부천의 문화 예술가들을 만나면 공간의 문제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게 된다. 문화예술 공간을 가지고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공간의 문제는 예술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문화특별시’ 부천에는 공간(空間, space)이 얼마나 있을까?

부천시청 사이트에 안내되어있는 문화공간 중 공공과 민간이 소유한 공연장(야외공연장 포함), 전시관을 살펴보면 30여개가 훨씬 넘는다.

이와 같은 현황에도 불구하고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는 예술인들에게 적합한 문화 공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공공소유의 야외 공연장의 경우에는 관리주체가 공원관리과와 각 구청 행정지원과로 분산되어있고 대부분의 야외공연장이 인적이 드물거나 심지어는 산 속에 있다 보니 특별한 축제나 이벤트행사 외에는 활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실내 공연장의 경우 대형 공연장과 강당형태의 공연장이 대부분이고 중, 소극장은 오정아트홀과 시민회관 소공연장을 제외하고는 민간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 대부분이다.

전시관의 경우에는 시청과 시의회, 지하철 역사에 갤러리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고 민간 갤러리와 카페 등을 통해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 문화예술분과에서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부천의 문화공간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비어있는 곳(空間 Space)이 아닌 함께 있는 곳(共間 Community)으로써의 공간을 몇차례에 나눠 찾아보고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이번 호는 문화예술인들이 어떻게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지 사례를 살펴보고 이후 부천의 민간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중 공간(空間)을 공간(共間)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만나보고자 한다.

요즘 심심치않게 보도되는 뉴스는 예술가들이 홍대나 대학로에서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가고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높아지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더 저렴한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역설적인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시너지효과를 내고자 요즘 문화예술인들의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연극이다. 소극단 형태가 워낙 많다 보니 분산돼 있는 인력과 재능을 한 곳에 모으자는 의미에서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한국연극협회에 따르면(지난해 4월 기준) 협회에 등록된 전국의 극단 수는 500여개. 이중 서울지역의 극단 수만 269개에 이른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극단 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방대하다.

그 중 ‘극장나무 협동조합’의 경우 씨어터오, 제자백가, 락버스, 희망새, 덧뵈기, 경험과 상상 등 6개 극단이 협동조합으로 모여 서울 종로구 혜화동 <예술공간 혜화>를 공동 공연장으로 사용하며 한 극단이 두 달 간 공연 및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학로 본류(?)에서 살짝 떨어진 혜화동사무소 옆에 위치한 소극장인 예술공간 혜화는 극장나무협동조합이 설립된 지난 9월 이후 현재까지 6개 극단이 따로 혹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연극작품들이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다.

극장나무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래극단 희망새 조재현 대표는 “안정적인 극장이 있음으로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뿐더러 6개 극단의 인적 물적 자원의 네트워킹을 통해 나타나는 시너지효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전지역의 연극 공동체 ‘나무시어터 연극 협동조합’. 전국 7개 소극장이 만든 ‘소극장 열전 협동조합’ 등을 통해 서로의 문화예술 공간을 함께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부천 청년들의 문화공간 프로젝트 '500/50'

부천에서는 청년들이 ‘500/50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문화기획자인 신종호씨는 “월세사는 청년들의 문화예술 나눔공간을 마련하기 위하여” 펀딩을 시작하였으며 “부천에 있지만 부천을 떠나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과 더불어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며 크라우드 펀딩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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