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비를 제대로 안준 사장

▲ 문화체험 컵쌓기 대회에 반 대표로 나갔다

 나의 첫 알바.
 학교 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어느 순대국 집에서 <알바구함> 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내 머리에는 <알바구함>밖에 생각이 안 났다. 그 당시 나는 용돈이 너무 간절하게 필요한 중 3이었다.

 학교에서 야자(야간자율학습)를 끝내고 10시 가까이 되는 시간에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서 순대국 집으로 가다가 드디어 순대국 집 앞에 왔지만 들어가지는 못하고 힐끔힐끔 전화번호를 외운 뒤 집으로 가서 전화를 해봤다.

 두근두근 긴장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고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저기 알바를 구한다고 해서 전화 드렸는데요! 혹시 알바 구했나요?!” 나의 전형적인 멘트를 날리고 면접 날짜를 정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그 다음날 야자를 끝내고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최대한 단정하게 머리를 정리하고 면접을 보러갔다.
 결과는 다음 주부터 일을 하라는 말과 시급은 5,000원 이라는 말.
 최저임금의 200원 정도를 빼고 월급으로 준다고 했다.

 일을 시작하고 2주 정도는 일을 잘 한다는 말을 좀 들었다. 그 날 몇 시간 했는지를 가게 달력에 적어 월급을 주는 식으로 월급을 줬었는데, 알바하고 첫 월급을 몇 천원 빼고 딱 20만원을 줬다. 나는 ‘뭐 사장님이 알아서 주시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돈을 받고 가게를 나섰다.

 그 후에 고등학교를 올라가고 야자 때문에 하루를 빠졌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잘 해결이 되었다. 그 후에 사장님이 한 30분 일찍 와서 일하는 조건으로 중고 자전거를 그냥 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자전거를 받았다.

 근데 그 때 부터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월급이 분명 사장님이 50만원이라 했는데 월급날마다 자전거 값을 뺀다고 넌지시 말하고 20만원밖에 안주는 것이다. 그 때의 나는 그게 부당한 것인지도 모른 채 그저 돈을 받았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장님이 주말동안 밤을 새달라는 말에 나는 거절을 못하고 알겠다고 했다.

 이때 부터 조금씩 “이건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말 동안 일한 시간만 해도 시급으로 계산 해 봤더니 내 월급이 나왔다. 나는 이것을 어떻게 따져야 되는 지도 모른 채 그저 뒤에서만 불만을 토하며 일을 했다.

 주말동안 밤을 새니 내 몸도 많이 안 좋아 지고 몸이 안 좋아서 일을 빨리빨리 못한다고 사장님과 사모님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러다가 전학을 가게 돼서 못한다고 말하고 여기 부천으로 왔다. 나는 그 사장님의 이 말이 정말 상처였다.

 ‘너는 남한테 피해만 주니까 나중에 네가 하는 그림이나 그리면서 살라’고.

 정말 스펙타클한 첫 알바였다. 하지만 나는 이 알바를 하면서 배운 게 있다. 사람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공짜는 없다는 것. 또 멍청하면 당한다는 것을 배웠다.

부천실고 <노동절 기념 백일장 우수상 작품입니다.>
부천실고 소식지 <우리들 한무릎터> 260호(2015년 5월호)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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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실업고등학교는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 갈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하는 학교입니다.작년까지 야간 학교였으나, 올해부터 주간 학교로 전환하여 학생을 모집합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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