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 열전 1

 

 결혼하고 첫 명절을 맞았던 날 뱃속에는 예쁜 공주가 자라고 있었다. 손주가 이미 여덟이나 있으신 시부모님이었지만 아홉 번째 손주에도 활짝 웃으며 기뻐해주셨다. 어머님은 장롱 깊숙한 곳에서 낡은 배냇저고리 하나를 꺼내셨다. 큰 아들부터 막내아들까지 5형제를 모두 입히셨다며 빳빳한 5만원 신권 한 장 끼워 새 수건으로 싸 주셨다. 어머님께서 주신 건 당신 자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과 같이 새 손주도 탈 없이 잘 크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 쓰면 쓸수록 가치가 빛나는 물건이 있습니다. 잊지 못할 사연과 함께 평생을 함께 가고 싶은 소중한 물건. 그 이야기를 지면에 나눠 봅니다. 참여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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