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부천지부(부천노총)의 방만한 보조금 사용, 부천노총이 사실상 지배하는 근로자 장학재단의 난맥상에 대해 이미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 문제들은 많은 부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부천노총과 상공회의소가 공동설립한 법인에다 가로청소업무를 편법 위탁한 것이 포착됐습니다. 시정질문을 통해 문제제기를 해 놓았습니다(나중에 의정일기로 자세히 전하겠습니다).

 오늘 의정일기는 공무원노동조합부천지부에 쓴 개인 성명서입니다. 구 문예회관부지 개발에 그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보고 시쳇말로 ‘열’을 받았기 때문에 쓴 글입니다. 공무원노조는 저에게 별 관계가 없는 존재였습니다. 전국 공무원노조가 출범할 때 많은 기대를 했고, 시의원이 된 후는 부천지부의 역할에 큰 기대를 했지만 현실은 달랐나 봅니다.

 최근에 부천지부장이라는 분의 페이스북 활약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권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고 야당에 훈수를 두는 모습을 보며 놀랐습니다. 시장과 시정책에 칭찬하는 글을 보면서는 아무리 개인공간이라지만 권력자와는 일정 정도 거리는 둬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공개적으로 참견을 할 입장은 아니니 그냥 혼자 생각만 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시의회 사무국장과 모 시의원 간의 충돌이 공개된 적이 있는데 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사과를 하고 화해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국장이면 조합원도 아닌데다 시의회 국장과 시의원이면 의회 내부일이나 마찬가진데 공무원노조의 개입은 ‘오버’가 아닌가 생각도 했습니다. 전 지부장의 수뢰사건도 보도됐습니다. 황당했습니다. 그냥 공무원이라도 얼굴을 못 들 일인데 노조지부장이, 노조사무실에서, 박카스 박스에 현금이라니요?

 공무원노조에 대해 생각이 많던 터에 이번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자기반성을 먼저해야할 분들이 시장의 편을 들고,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걱정을 짓밟았습니다. 공무원 노조가 전체 공무원의 입장은 아니겠지만, 시정 비판의 임무를 자임한 분들이 이런 편파적인 입장을 발표할 수는 없습니다. 한 때는 노동운동을 해보겠다며 위장취업도 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친노동자후보로 선정되어 자랑스러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과 왜 이리 부딪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이미 권력의 달콤함에 길들여졌고 저는 아직도 순진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공무원노조 부천지부는 시장의 홍위병인가?

                                                                                        윤병국(부천시의원)

 10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부천시지부(이하 ‘공무원노조’)는 중동특별계획1구역 개발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공무원노조에 걸었던 기대를 부끄럽게 만드는 어이없는 발표문이라 도저히 묵과하기 힘들다.

 공무원노조에는 권력을 비판, 감시, 견제하는 역할이 있다는 말이 발표문에도 들어 있다. 행여 있을지 모르는 권력의 잘못된 판단을 오랜 행정 경험과 공정한 집행자의 시각에서 비판하고 견제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역할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신이 있기에 정권은 공무원노조의 출범을 저지하려했고, 많은 국민들은 그들의 출범을 가슴 설레며 응원했던 것 아닌가?

 그런 그들이 과감하게 쌍수를 들어가며 권력의 편에 섰다. 과거 홍위병들이 하던 그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그들의 주장처럼 천양지차의 주장들이 나오지도 않았다. 발표된 계획에 문제가 있어 보이니 시의회 의결을 좀 미루고 시민여론수렴을 해보라는 주장이 나와 있을 뿐이고, 시는 그럼에도 이번 회기에 아퀴를 짓고 싶다는 충돌이 있을 뿐이다. 돕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지 모르지만 주장이 틀렸고 시점을 잘못 잡았다.

 그들은 부분개발에 비해 복합개발이 더 이익이라며 쌍수환영의 논거를 찾았다. 부분개발을 하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매각안이 부결되면 문예회관 부지만 부분매각을 할 것이고 그러면 난개발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시장(市長)의 말일 뿐이다. 시민들은 1500세대 고밀개발이면 이미 난개발이라고 말하는데 매각이 부결되면 더 큰 난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협박하는 말이다. 땅의 소유자이면서 난개발을 막을 권한까지 가진 시장이 남의 말하듯 하는 이 말을 시의원도 써먹고 공무원노조도 베낀다. 비판, 감시, 견제는 언제 쓰려는가?

 전국공무원노조의 가슴 설레던 출범을 기억한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청산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민주적이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이 그들의 첫 번째 강령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기대했고, 시의원이 되면서 그들의 역할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청산에 공무원노조가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이 별로 없다. 전 지부장이 시장과 러브샷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조합원이 아닌 것이 분명한 고위직 공무원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서도 활약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러브샷의 장본인인 전 공무원노조 지부장이 직무와 관련하여 2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가 불구속기소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불과 보름 전이다. 그것도 지부장 시절에 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 음료수박스에 담아서 전달했다고 한다. 이쯤 됐으면 공무원노조 이름으로 시청 앞에 자리를 깔고 석고대죄라도 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 사과 한마디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자들이 권력의 일방통행을 걱정하는 시민들을 앞에 두고 권력의 품에 안겨서 쌍수환영을 하고 있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밖에서 볼 때 공무원노조는 권력기관이다. 그 권력은 그들의 사용자인 시장과 간부공무원들에게 행사하라고 시민들이 부여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입장문은 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시민을 향해 날이 서있다. 공무원노조가 전체 공무원을 대변하지 못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에게는 정권의 하수인이요, 부정부패의 장본인으로 원망과 질책의 대상이었고 정권은 정권대로 정권유지의 도구로 써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인간임을 선언하고 제 몫 찾기에 열을 올릴 때도 우리는 특별권력관계라는 두터운 껍질 속에서 복종과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권력과 가진 자들에 의해 흔들려 온 공직사회를 곧추 세우고 오랜 세월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온 공직사회를 내부로부터 혁신함으로써 올바른 나라,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드는데 주체가 될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출범선언문에 담긴 뼈아픈 자기반성이고 가슴 벅찬 혁신선언의 부분 부분이다. 오늘 공무원노조는 자기반성을 해야 할 시점에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짓밟았다. 복종과 침묵을 넘어 적극적으로 권력의 품에 안긴 것이다. 자랑스런 전국 공무원노동조합 경기본부 부천시지부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10여년 전의 출범선언문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그대로 반성하고 그 때의 결의대로 노력해 주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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