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삼삼오오 감자를 캡니다.
 손등을 타고 흐른 땀방울이
 마른호미를 촉촉하게 적셔주네요.

 해가 지고 산자락이 내려갈 때,
 반나절 같이 캐놓은 감자더미를
 펄펄 끓는 가마솥에 쪄먹을 겁니다.

 매끈한 감자, 울퉁불퉁한 감자,
 큰 감자, 작은 감자.
 손에 쥐면 그저 맛있고,
 어느 것 하나 뜨겁지 않은 녀석이 없습니다.

 우리도 감자처럼 뜨겁게 살아갑니다.
 어느 것 하나 닮은 구석도 없는 녀석들이요.
 손 흔들면 그저 반갑고,
 펄펄 끓는 이 여름도 함께여서 시원하네요.

 -부천혜림원 나래빌 2동 201호, 202호 거주인들의 여름캠프(경기도 양평)-

 

* 부천혜림원은?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자립 지원시설입니다. 내년이면 개원 40년이 되네요. 지적장애가 지역사회를 살아가는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혹, 삶의 장애가 되더라도 같이 극복할 수 있도록 소통의 연결고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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