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 貢 曰    貧 而 無 諂    富 而 無 驕    何 如
자 공 왈    빈 이 무 첨    부 이 무 교    하 여 

子 曰 可 也    未 若 貧 而 樂    富 而 好 禮 者 也
자 왈 가 야    미 약 빈 이 락    부 이 호 례 자 야

 

직역

자공이 질문하기를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아니하며 부유하지만 교만하지 아니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시기를 그런 대로 괜찮기는 하나, 가난하지만 정도를 지키는 것을 즐겁게 여기며 부유하지만 예절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같지 못하니라.


풀이 읽어보기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 자공이 「스승공자님께」질문하기를 「자공 : 공자학단 제자들 중에서 자수성가(自手成家)하여 재물이 가장 많은 제자였다.」 생활이 빈궁한데도 주변사람들에게 비굴해 하거나 아첨하는 것이 없었으며, 생활이 부유한데도 주변사람들을 낮추어 보거나 무시하는 교만함이 없다면 그러한 사람의 인품(人品 :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가지는 품격)은 어떠한 것 같습니까?


子曰可也 : 공자께서 대답하시기를 그런 대로 괜찮은 사람이기는 하나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 「그러나」 자기의 생활이 가난한데도 정도(正道 : “사람”으로서의 살아가야할 올바른 길∙도리)를 지키면서 가난에 얽매여 끌려가지 않고 꿋꿋하게 사는 삶을 즐겁게 여기며, 자신의 생활이 부유한데도 항상 주변사람들에게 겸손하며 예의바른 삶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가 없느니라.

 

 

 

 공자 학단에서 스승인 공자와 제자인 자공과의 진솔한 대화의 한 장면이다. 이러한 글이야말로 참으로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논어의 맛을 느끼게 하는 대목 인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처지가 어렵고 가난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거나 비굴해져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아첨하는 행동을 하기가 쉽다. 그러나 공자 제자인 자공은 공자학단에서 공부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항상 돌아보고 다잡아서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고 자평하고 선생님을 찾아뵙고 인정을 받으려고 한 질문 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선생 공자께서는 자공의 훌륭한 점은 인정해 주면서도 제자 자공이 미처 깨닫지 못한 말씀으로 훈도(訓導)해 주신 것이다.

 이렇게 스승과 제자, 제자와 스승 간에 기탄없이 주고받는 진솔한 대화 그 자체에 무엇보다 참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물론 대화 내용과 주제도 더 말할 것 없이 좋지만 제자가 스승을, 스승이 제자를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과연 이렇게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 과정에서 제자인 자공은 물질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고, 스승인 공자께서는 더 한층 훌륭한 제자한명을 얻었을 것이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잠시 교과과목의 공부를 쉬면서 가을학기를 위해 재충전을 해야 할 우리 자녀들을 위해 부모님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공자와 자공같이 진정으로 흉금을 트고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자녀의 장점은 인정해주고 앞으로 다가올 가을학기에는 보다 더 성숙된 사고로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도 방학중 우리 부모님들이 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관련기사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