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흔해 빠진 것이 책이다.
 그런데도 요즘 어린이들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읽은 책이 전부 10권도 안 된다. 중학교 들어가서야 책 읽는 재미를 알게되었다. 그 시작은 가까이 관수파출소 건너편 청계천에 기둥을 박은 나무궤짝 같은 책방이 생기고 나서다. 학교에서 오는 길에 책을 빌리면 다음 날 집에 오는 길에 또 다른 책으로 바꾸어 온다. 길어야 2,3일이면 책 한 권씩 읽게 되었다. 그 때 읽은 책이 많지만 기억나는 제목은 소공녀, 소공자, 보물섬, 15소년 표류기......

 책 속에는 내가 전혀 몰랐던 다른 세계가 있었다. 우리는 가난한 나라고 새 옷이나 새 신도 운동화도 낡아야만 새 것을 사주는데, 동화책 속에서는 예쁜 아이가 예쁘고 큰 집에서 예쁜 마차를 타고 다니고, 하녀들이 일은 다해주는 세상이었다.

그런데 요즘 애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거의 다 할 수 있고, 갖고 싶은 것도 거의 다 가질 수 있다. 동화 속의 환상의 나라가 아니라 거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굳이 책 속에 있는 환상의 나라를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TV에서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읽으려고 책을 더 사려고 애쓰지도 않는가보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책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 생기는 그 상상력이 다 꿈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되면서 21세기의 위대한 발명품이 되어 세상을 바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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