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통역 앱 출시에 즈음하여

 

 

먼저 번역기에 대한 환상부터 깨고 시작하겠습니다. 웹과 모바일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역기는 여러분의 여행 또는 외국인과의 만남에서 최소한의 소통을 하는 데, 그리고 외국어를 학습하기 위한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학문이나 비즈니스에 필요한 긴 문장을 번역하는 데는 번역기는 여러분에게 실망만 안겨줄 것입니다.

 필자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MS 통역 앱과 구글 번역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전인지 선수가 US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의 기사 일부를 페이스북 친구분이 구글에서 번역기를 돌린 결과를 보시기 바랍니다. 번역의 결과물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거니와 전인지 선수의 성인 ‘Chun’을 ‘전두환’으로 번역해버린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번역기라는 구글 번역기의 능력입니다.

Chun made four previous starts on the LPGA Tour this season and said those experiences have led her to great success this season in Korea and this week in Lancaster.
전두환은 미국 여자 프로 골프 (LPGA) 투어에서 사 이전 시작이 시즌을했고 그 경험이 큰 성공 랭카스터 한국에서 이번 시즌과 이번 주에 그녀를 주도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통계적으로 추론한다는 구글 번역기도 아직은 인도 유러피안 어족(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힌디어 등) 언어와 한국어 일본어 등의 알타이 언어 사이의 번역은 저런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의 경우에는 ‘Chun’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두환’으로 번역하는 기계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당시 9시 뉴스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언론에 얼마나 자주 전두환이 노출되었으면 빅데이터마저도 힘을 못 쓰는가 하는 단적인 예를 보여줍니다.

그나마 일본어와 영어 사이의 번역은 우리말과 영어 사이의 번역 결과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일본의 발전(?)된 야동(AV)의 결과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일본인들이 구축해 놓은 문헌 정보량과 우리의 문헌 정보량의 차이로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하나의 팁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영어와 우리말의 번역에는 영어와 일본어의 번역을 한 번 거쳐서 얻어진 일본어를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면 그 결과는 몰라보게 달라집니다.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의 번역은 꽤 쓸만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의 구글의 번역 능력을 10점 만점에 7점으로 볼 때, 한국어와 영어 사이의 능력은 3점 밖에 쳐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번역기를 생존(영어; survival, 일본어; 生残)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의사소통 도구인 통역기로 범위를 좁혀서 활용하면, 그때부터는 통역기는 실망의 대상에서 훌륭한 관광 안내원, 비상시의 조력자, 외국어 학습의 도우미로 변신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Microsoft; 이하 MS)가 우리 시간으로 8월 6일 통역기(Translator)의 모바일 앱을 공식으로 선보였습니다. 업무 일부이기도 하거니와 평소에도 외국어 학습은 관심이 많은 분야라 출시하자마자 MS 통역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했습니다. 현재까지도 이 앱을 설치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구글 번역기는 1억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있습니다. 제 관심은 과연 이 새로운 통역 앱이 제 개인적으로 번역기의 최강자라고 생각하는 구글 번역기에 맞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물론 출시 초기이고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질 터이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만, MS가 오랜 기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스마트 워치)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사용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MS 통역앱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icrosoft.translator

구글 번역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oogle.android.apps.translate

1.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

번역기는 왼쪽에서 기준 언어를 선택하고 오른쪽에는 대상 언어를 선택하도록 돼 있습니다. 구글은 자주 사용하는 다섯 개의 언어를 상단에 배치해 다음에 사용할 때 쉽게 고르게 되어있으나 MS는 사용할 때마다 특정 언어를 찾아야 합니다. 구글이 번역 결과를 텍스트로 복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MS는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초기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으며 MS는 곧 반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구글이 텍스트 입력, 음성 입력, 손글씨 입력 및 OCR 인식기능까지 제공하는 데 비해 MS는 음성 입력과 텍스트 입력만 제공합니다. 언어의 선택이나 과거의 번역 기록을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MS 통역 앱은 구글 번역보다 아직은 많이 불편합니다. 구글이 90개국의 언어를 제공하고 MS 통역 앱이 50개국의 언어를 제공한다는 것은 평가의 대상이 되지는 않으리라고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MS 통역 앱은 아직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 음성 인식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체계는 운영체계 마다 다릅니다. 애플의 iOS는 ‘시리’,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은 ‘구글 나우’, 윈도우폰은 ‘코타나’라는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아직은 구글나우의 인식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마트폰 제조사의 음성인식 시스템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마디로 구글 번역기와 MS 번역기의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MS 통역 앱에 사용된 음성인식 기술은 스카이프의 통역기에 사용된 것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 같습니다. 세 가지 중요한 기술이 사용되지만 그중에서도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은 주목할 만합니다. 즉 기계가 사용자의 언어 습관을 학습하여 날이 갈수록 오역률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 일이고 제가 테스트한 결과 테스트 과정을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로써는 구글 번역의 음성 인식과는 비교할 수 없이 참담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텍스트를 타이핑해서 입력한 번역 결과는 어떨까요? 아래의 그림으로 결과를 간단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MS 번역기는 대체로 음성인식률에서 구글 번역기에 훨씬 못 미칩니다. 차라리 음성인식을 포기하고 텍스트를 직접 입력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나 기계의 학습 기능이 있다니 스마트폰을 훈련시키는 노력은 짜증 나겠지만 여러분의 몫입니다.

현재 MS 번역기가 구글 번역기보다 나은 것은 번역한 결과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기능입니다. MS 번역기에 사용된 TTS(Text to Speech;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소프트웨어)의 음성이 구글 번역기보다는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점은 외국어를 학습하는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구글 번역의 더 많은 기능 등을 중심으로 통역 앱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글쓴이 소개: 수탉 선생 김성우는 금융기관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본 디지털 생활 삼십 년 차의 할아버지입니다. 현재는 IT 전문가들과 보통 사람들의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작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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