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호두가 우리집에 오기까지

아이들도 다 크고 막내의 재롱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때,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고 가족 간 화합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하였다. 한 달여간을 동물보호관리 시스템, 무료 입양사이트 등을 뒤지다가 인천 다남동에 있는 인천시수의사회에서 운영하는 유기견센터에 유기견이 많다는 것을 알고 나서 당장 달려갔다.
그러나 처음 보는 유기견센터는  냄새나고, 강아지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지저분하고 병든 강아지들을 보고 발길을 돌리고 난 후, 한 달 여 뒤 또다시 센터를 방문하였다. 거기서 어리고 건강해 보이는 시츄 한 마리를 데려왔다. 평소 말티즈를 입양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토실토실한 몸에, 지저분하지만 털에 가려진 커다란 눈망울이 나를 사로잡았다.
첫날, 뭐 저런 못생긴 강아지를 데려왔냐고 도로 데려다 주라는 남편의 불만에  미용시키면 달라질 거라는 설득 후, 다음 날 바로 미용을 했더니 광고에 나오는 시츄처럼 아주 귀여운 외모로 바뀌었다.

처음 유기견을 입양하려 했을 때 과연 내가 뒤치다꺼리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지금까지는 잘 해온 것 같다. 남편도 처음에는 집안이 개판이 된다고 반대를 심하게 했으나, 지금은 호두랑 같이 잘 정도로 친해졌다. 우리 아이들은 강아지가 들어오고부터 친구들한테는 인기 만점이 되었고, 우리 집은 강아지를 보러 오는 아이 친구들로 한동안 놀이터가 되었다.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아이들이 거실로 나와, 가족과 강아지들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나는 혼자서 하던 산책을 이 녀석들이랑 같이 하게 되어 덜 심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녀석들이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적지 않게 귀찮게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청소를 게을리하는 나인데, 강아지들 패드를 매일 갈아줘야 하고, 똥을 치우고 패드 밖으로 흐른 오줌을 닦아야 하며, 환기도 자주 시켜야 했다. 강아지들은 냄새가 나므로 목욕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해주어야 했으며, 미용도 두세달마다 해주어야 했다. 가끔씩 눈꼽이 끼거나 피부병이 생기면 안약과 연고도 발라주어야 하고, 물과 사료도 하루 두어번 챙겨줘야 한다.
그런데, 게으르던 내가 이걸 다 해내고 있는걸 보면 얘들이 주는 즐거움이 귀찮음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아닐까?

 


강아지를 키우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강아지를 살 것이 아니라, 유기견 입양할 것을 적극 추천드린다. 그러나 입양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다시 파양되지 않게 신중 또 신중해야만 한다.

유기견 입양하고자 하는 분들이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유기견 입양절차)

1. 인터넷에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검색한 후 사이트로 이동
한다.
2. 상단 메뉴바에서 유기동물 동물보호센터 클릭
3. search에서 사는 지역과 원하는 축종 등을 입력한다.
4. 마음에 드는 유기견이 있을 경우 사진하단의 자세히 보기를
클릭한다.
5. 자세히 보기를 클릭하면 보호하고 있는 유기센터의 주소랑 전화
번호가 나온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공고기한인데, 공고기한이 지나야 입양할 수 있으니 맘에 드는  강아지가 공고기한이 안 지났을 경우,기한이 지난 바로 다음날 전화해보고 입양하러 가면 된다.
6. 지역 별로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는 시스템이 조금씩 다른데
부천 같은 경우는 3곳의 동물병원 - 행복한 동물병원(상동), 부부종합동물병원(소사본동), 24시아이동물메디컬(원종동) - 에 위탁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인천은 다남동에 인천시수의사회에서 운영하는 보호소가 있다.
여기는 많은 수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다.
인천시수의사회에서 운영하는 유기견센터는 오후 3시 30분까지만 유기견 입양을 받고 있으니 그전에 도착하여야 한다. 
7. 준비할 것은 개목줄과 주민등록증이다.
인천은 간단히 주민증만 보여주면 복사하고 강아지를 안고 사진만 찍으면 끝나고 경비는 들지 않는다, 반면에 부천은 주민증 복사 외에 서류를 3장 쓰고 서명을 해야한다. 그리고 반려견 등록까지 마치고 광견병 주사까지 마쳐야 하는데 4만5천원정도 경비가 든다.

(유기견 입양시 주의할 점)

1. 심장사상충 검사를 반드시 한다.
유기견 센터가 동물병원일 경우엔 바로 할 수 있지만, 병원이 아닐 경우엔 데리고 오는 즉시 병원에서 검사를 해서 혹시라도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었을 경우, 유기견센터로 돌려보낼 것인지 키울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2. 유기견들은 센터에서 방목되어져 있거나, 케이지 안에서 보호되
고 있기 때문에 대소변 가리기가 잘 안되어 있다.
때문에 집에 데리고 오면 한동안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패드를 여러 곳에 깔아놓고 그 위에 쌀 때 칭찬해주고 간식을 준다. 깔려 있지 않은 곳에 싼다면 거기에 또 패드를 깔아준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일정한 곳에 자주 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화장실 근처나 밥 먹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으슥한 곳에 자주 싼다. 그럼 그곳에만 패드를 남겨두고 다 치워버린다.
두 달이 지난 지금 키우고 있는 유기견은 이렇게 해서 대소변을 가리게 되었는데 아직도 가끔 실수를 한다.

3. 여행 갈 때는 가능하면 데리고 가야한다.
강아지는 고양이와 달라 사람이 없으면 괴로워한다. 부득이 데리고 가지 못하는 경우라면 평소 자주 강아지와 안면이 있던 사람에게 맡기고 가길 권장한다. 애견호텔에서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게 되면  말은 못하지만 스트레스가 클 것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

박지영 조합원(부천동물약국-샘터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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