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 앱

 

창고를 정리하다 30여 년이 지난 독영(獨英)사전을 발견했습니다. 이사 다니면서 다 버린 줄 알고 있었는데 유명한 독일 ‘랑엔샤이트’사의 사전이라 아마 기념 삼아 남겨 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런 두꺼운 사전들은 정말 추억 속의 물건이 돼버렸습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 공항에서부터 동네의 마켓에 이르기까지 외국어로 된 각종 간판과 안내판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구글의 ‘번역 앱’을 사용하면 완벽과는 거리가 있지만 급한 김에 또 아쉬운 대로 어떤 외국어가 대충 어떤 내용인지를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앱들은 꽤 많습니다만 간단하고 빠르게 번역해 주는 데는 구글 앱이 가장 편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글 번역 앱에서 번역하기 위한 텍스트를 구하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텍스트 입력 방법은 키 보드 방식이며 별도로 아이콘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카메라 아이콘: 이미지를 스캔하여 텍스트를 얻음

▶마이크 아이콘: 음성으로 텍스트를 얻음

▶손글씨 아이콘: 손글씨를 써서 텍스트를 얻음

“신을 거역한 사람들-리스크 관리의 놀라운 이야기(우리나라에서는 ‘리스크’라는 제목으로 번역)”이라는 책을 놓고 카메라 버튼을 탭 하면 카메라가 텍스트를 스캔합니다.

 

위의 사진에는 카메라가 스캔한 텍스트가 한 단어마다 사각형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모두 선택하려면 아래의 ‘모두 선택’을 탭 하면 되고 일부만 선택하려면 손가락으로 해당 부분을 문질러 선택하면 됩니다.

모두 선택의 결과입니다.

 

AGAINST THE GODS의 큰 제목과 THE REMARKABLE STORY OF RISK의 부제목을 구별하지 못한 번역기는 ‘신들 위험의 놀라운 이야기 반대’라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번역 결과를 보여줍니다.

손가락으로 텍스트를 문질러 일부분만 번역해 봅니다. 신들에게 거역한다는 의미의 ‘신들 반대’라는 번역이 좀 웃기지만 그런대로 수긍합니다.

 
 

실제로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을 번역해 보기로 했습니다. 동네 정형외과에서 대기하는 중에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에서 영문을 우리말로 번역해 봤습니다. 스캔한 후에 원하는 텍스트 부분만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선택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만족입니다.

 

이번에는 만성질환관리제라는 우리말을 일본어로 번역해 봤습니다. 역시 스캔한 후에 큰 활자 부분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선택했습니다. 번역결과는 마지막 글자인 第가 制로 바뀌어야 합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를 스캔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부분을 선택하고 번역해 봤습니다.

 

정의(正義)를 정의(定義)로 번역했습니다. 원제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와는 한참 거리가 먼 번역 결과입니다.

이 글의 첫 머리에 사진으로 올렸던 사전을 놓고 독일어-영어를 선택하고 번역해 봤습니다.

 

독일어-영어의 경우에는 즉시 번역 기능이 제공됩니다. German-English Round 80000 Keywords On 1328 Pages라고 바로 번역이 돼서 약간 놀랬습니다. 물론 눈동자 아이콘(즉시 번역 기능)을 끄고 수동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의 인도 유러피언 언어들 사이에서 제공되는 기능인 것으로 보입니다.

즉시 번역 기능이 제공되는 언어에는 카메라 안에 사각형 별 표시가 있습니다.

 

카메라 스캔이 제공되지 않는 언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몽골어 같은 경우입니다. 카메라가 흐리게 표시됩니다.

 

저는 몽골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데 우연히 병원에서 몽골어 팸플릿을 발견하고 테스트했더니 위와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어떤 연장이든지 널리 쓰이는 것은 세대를 거쳐 기능이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어떤 연장의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모든 연장은 다루는 사람의 숙련도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번역 앱을 외국여행에서의 생존 도구로 사용하든 외국어 학습의 도구로 사용하든 번역 앱을 능숙히 다루는 것은 여러분의 시간 투자와 반복적인 연습의 결과일 것입니다.

 

[글쓴이 소개: 수탉 선생 김성우는 금융기관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비교적 가까이서 지켜본 디지털 생활 삼십 년 차의 할아버지입니다. 현재는 IT 전문가들과 보통 사람들의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작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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