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 25. 남북합의를 환영합니다. ‘유감’이 ‘사과’가 아니라도 무방합니다. 이명박·박근혜정권 들어서 남북이 필요한 합의를 한 점에서 일단 평가받을 만 하고, 남북이 합의한 대로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 이산가족 상봉,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분야 교류 활성화 등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남북 군사적 긴장 및 협상은 김정은 등장 이래, 그리고 최근 들어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 아래 발생한 것입니다. 박근혜정부가 지뢰사건에 상응한 대응으로 보기는 어려운 확성기를 통해 대북방송을 개시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김정은 체제의 공고성과 유연성, 독자성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봅니다. 독재체제가 공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쟁태세에 돌입하는 것은 대규모 병력을 운용하는 군부에 쿠데타의 빌미를 줄 수 있어 독재자에게 위험한 일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과감하게 전쟁준비태세를 지시한 점으로 보아 안정적으로 북한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과거에 볼 수 없는 장시간의 회담이 결렬되지 않도록 하고, 결국 합의를 도출하도록 한 점에서 김정일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학 것입니다. 북한경제가 좀 나아졌다는 것 때문인지, 중국이 북한붕괴에 따른 분할통치를 제안했다는 점 때문인지 북한이 이번사태에 중국에게도 공개적으로 간섭하지 말라고 한 점에 비추어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은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북한이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대북방송에 대해 전쟁을 불사하겠다면서 강경하게 나오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발간된 “개성공단 사람들”이란 책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했던 남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위주로 만든 책인데 몇 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는 쉬운 책입니다. 북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개성공단이 북한보다 남한에게 더 이익이 되는 사업이며, 그러한 사업이 더 확장된다면 통일도 쉽게 올 것이라는 경험자들의 평가입니다. 북한 주민들과 최장 십년가까이 붙어 지내던 사람들의 증언으로 전문가들의 분석보다 더 실증적인 내용입니다. 그들은 개성공단의 위대성을 평가하면서도 의외로 짧은 기간안의 통일은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최고존엄에 대한 태도 등 남·북간의 상호이해가 그만큼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등이 퍼주기이고 이로 인해 북한의 핵개발을 불러온 것이라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북한의 경제가 군수경제와 인민경제로 엄격히 분리되어 있다는 점 등을 잘 설명하고 있는 전 통일부장관인 정세현씨의 “정세토크”를 권합니다. 개성공단 경험자들의 생각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대표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라는 경제통일론의 우수성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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