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아시는 내용이지만 중동특별계획 1구역 개발에 대해 최종 정리된 소식을 의정일기로 전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구역 1만평 부지 중 구 문예회관 부지 4,681평만을 매각한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입니다. 소위 부분매각을 감행한 것입니다.

김만수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 부지 1만평을 통합개발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통합개발의 내용은 올해 5월에 구체적으로 드러났는데, 65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 4동(1500세대)과 호텔용 건물 등을 건축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용적률을 올려준 대가로 건축주에게서 문예회관을 기부채납 받겠다는 것이 통합개발의 내용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많은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문예회관이 포함됐다고는 하지만 초고밀 아파트 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이었습니다. 여론수렴을 더 해야 한다는 요구로 집약됐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이런 요구를 요식행위로 다루거나 무시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를 믿고 통합개발을 강행하려 했습니다.

통합개발을 못하게 하면 2012년에 매각승인 된 구 문예회관 부지(4,681평)만이라도 팔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더 난개발이 될텐데 상관없겠냐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반대자들을 위한 압박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9월초에 진짜로 매각공고를 해버렸습니다. 진짜로 감행할까봐 걱정은 하면서도, 그렇게하면 난개발이 된다고 스스로 말했는데 설마 실제 매각까지 하겠냐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장이 부분매각을 공고해 놓은 한 달의 기간에도 새정련 다수 시의원들은 통합개발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통합개발의 필요조건인 호텔부지 매각을 어떻게 해서든 통과시켜보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의회는 파행을 감수해야했지만, 그만큼 통합개발 의지가 강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지는 9월 21일 의회합의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호텔부지 매각 승인에 앞서 제대로 된 공청회를 하자고 여야 간 합의를 한 것입니다.

개발을 반대하는 측은 호텔부지 매각 건이 아예 폐기되기를 바랐겠지만 제대로 된 여론수렴을 하겠다는 제안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겠지요. 모처럼 시의회 여야가 합의를 했다는데 대한 반가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무시당했습니다. 시장은 끝내 부분매각 공고를 철회하지 않았으며, 구 문예회관 부지가 낙찰됐다고 10월 1일에 발표했습니다. 구 문예회관 부지만 단독 매각이 된 것이고, 자신이 난개발이라고 주장한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새정련 시의원들은 부분매각을 하겠다는 시장의 굳은(?) 결심을 알지 못하고 끝까지 통합개발을 주장한 것일까요? 자당 시의원들의 노력으로 의회합의를 이끌어냈는데도 불구하고 부분매각을 중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런데 더 엉뚱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부분매각이라도 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예산부족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시장은 11월 11일, 부분매각으로 받게 될 매각대금 1천 7백억 원 중 1/3이 넘는 677억 원으로 부천시가 가진 지방채를 몽땅 상환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빚 갚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시의 지방채 규모는 타 시군에 비해 크지 않고 아주 건전한 상태입니다. 저리의 지방채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재정운용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수한 반대여론을 억누르며 감행한 매각대금으로 심각하지도 않은 지방채 상환에 쓴다니 기가 막히는 것입니다.

고밀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난개발이라는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부분매각을 했습니다. 문예회관 예정부지이자 미래재산인 공유지가 난개발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그런데 매각대금으로 급하지도 않은 빚 갚기라니요? 스스로 문예회관 부지를 없애놓고서는 대체부지 선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도 합니다. 어이없는 이유로 문예회관 예정부지를 없앤 책임부터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유체이탈 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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