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병상에서 병을 이겨내고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두 분의 조합원이 보내오셨습니다. 독자여러분도 함께 쾌유를 빌어주세요.

병상의 어머니께

 

누가 그랬던가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지금 파킨슨 병으로 6년째 병상에 누워계신 저희 5형제의 어머니가 바로 그런 분이셨습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는 저희 형제들에게 아버지보다 무섭고 엄격한 존재셨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탐내기보다는 대의와 명분을 지킬 줄 아는 자존심을 가르쳐주신 분도 어머니셨고, 현실의 고통과 아픔을 미래의 교훈으로 삼을 줄 아는 지혜를 가르쳐주신 이도 어머니셨습니다.
유달리 자존심이 강하셨던 어머니는 노후를 자식들에게 의지하기 싫어하셨고, 희망없이 생명을 이어가고자 연명치료 하시는 것을 끔찍이도 경멸하셨습니다. 우리 형제들도 하지 못했던 장기기증 서약서를 가장 먼저 쓰신 이도 우리 어머니셨고, 입버릇처럼 “내 마지막 생을 구차하게 보내지 말게 하라”고 말씀하셨던 분도 우리 어머니셨습니다.

그랬던 어머니께, 그토록 자존심이 강하고 당당하셨던 어머니께 저는 끔직한 불효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파킨슨병 막바지 증상으로 물 한 모금, 죽 한 숟가락 넘기시기 힘들게 되어 몸무게가 20여 킬로로 피골이 상접하신 어머니께 통관 유동식을 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코로 호스를 삽입하여 억지로 유동식을 위장으로 투입해서 생명을 연장하는 그 모습은 우리 어머니가 평소에 가장 혐오하고 거부했던 구차한 모습이셨습니다.
그러나 유동식 호스를 삽입하기 직전, 어머니의 의사를 여쭤보았을 때, 1분여에 걸쳐 띄엄띄엄 말씀하신 어머니의 마지막 말은 지금도 내 가슴에 메아리치며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내년... 봄..까지는... 살께....!” 큰아들이 국회의원 되는 것을 보시는 것이 말년의 유일한 소원이셨던 어머니는 내년 봄까지는 당신이 그토록 혐오하고 수치스럽게 여겼던 연명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셨습니다.

어머니! 4년 전에 어머니 소원을 들어 드렸더라면 지금 저렇게 지내시지는 않으셨을 텐데... 아마도 소원성취의 행복감에 저렇게까지 병세가 악화되지는 않았을 텐데... 죄송합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드리지 못한 못난 큰아들 용서하십시오. 그래도 어머니! 저는 4년 전 실패 후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약하고 어려운 사정에 처한 이웃들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도 갖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셨던 대의와 명분의 가치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60을 바라보는 아들의 성장과 깨달음을, 아마도 우리 어머니는 깨어진 자존심의 아픔보다 더 귀하게 여기실 분이라고 확신하며 위안을 삼습니다.

이제 단 한마디 말씀도 못하시는 어머니. 저를 알아보시는지조차 확실치 않으신 어머니. 그러나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하셨던 강한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 마지막 말씀하셨던 대로, 제발 내년 봄까지는 살아계셔 주세요. 마지막으로 못난 불효자 큰 아들 효도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저는 강한 나의 어머니를 그리워합니다.

▲ 안병도 조합원

글ㅣ안병도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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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모두 건강하게

 

병상에서 힘들어하시는 어머니의 건강이 항상 걱정입니다. 또, 취업과 창업을 고민하는 큰딸, 직장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둘째딸, 곧 대학에 입학해야 할 막내딸, 언제나 가족 뒷바라지에 힘쓰고있는 우리집 내무부 장관님. 2016년은 모두 건강하고 소망하는 일 꼭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조합원님들의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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