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이 돛을 올린다. 낮별의 발자국을 따라 꽃의 항해가 시작된다. 사랑의 보물 찾아 떠나는 길. 바람도 볼우물을 만들며 빙그시 웃는다. 매화 돛에 올라탄 동박새 두 마리. 항구에 붙잡힌 등대를 향해 손을 흔든다. 뚜우뚜 뱃고동 소리가 발등에 파문을 일으킨다. 언제쯤 동박새는 보물섬을 찾을까.
이때, 통통거리며 산머리 돌아오는 경운기. 눈주름 가득한 여인의 눈엔 한세월 함께 보낸 사내의 뒷통수가 달력처럼 걸려 있다. 귀밑머리 핏줄기 속으로 번개처럼 회한(悔恨)이 스며든다. 낮별의 무릎에 진한 파스 한 장 붙이리라.
매화 돛이 바람에 펄럭인다. 섬 하나가 물구나무 선 채 파도에 부서진다. 파도 골이랑 따라 동박새 노랫소리는 높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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