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임시회가 이번 주부터 열립니다. 통상 1월에 열리는 임시회에서는 시집행부의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 이번 임시회는 아주 뜨끈뜨끈하게 생겼습니다. 2015년 한 해를 달군 중동 1155번지 매각을 승인해 달라는 안건이 다시 상정됐습니다. 본예산이 승인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된 것도 이례적입니다.

1월에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사례가 있는지 찾아봤더니 25년 부천시의회 역사상 딱 두 번 있었습니다. 1999년 1월에 복식부기시범사업 연구개발비 등을 편성한 것이 처음입니다. 두 번째는 2014년 1월의 일인데 예산증감 없이 회계처리상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 편성한 경우였습니다. 16년 만에 다시 1월 추경편성의 역사를 쓰는 것입니다.

주된 예산은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행정복지센터 전환을 위한 공간리모델링 예산 95억 원 입니다. 이 예산의 시급성 등에 대해서는 소관 상임위원회가 소상히 다루겠지만 이 외 다른 예산도 편성되어 왔습니다. 초등학교축구교실, 영화제 전용공간 건립비 등 지난 본예산에서 삭감됐던 예산이 다수 편성된 것입니다.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축구교실이 얼마나 간절한 사업인지 몰라도 참여예산에서 미편성 의견을 받은 사업,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이 없던 사안, 시의회에서도 삭감된 예산을 다시 상정한 것입니다. 그 정도로 절실한 사업이라는 근거도 없고 공개적인 설명 한 번 없었습니다. 다른 예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될 때까지 밀어보자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소위 호텔부지로 불리는 중동 1155번지 매각 요구도 황당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시민들이 분노하고 시의회가 대립했던 것이 결국 이 건이었습니다. 이 땅의 매각을 승인 받아서 문예회관 부지와 함께 통합개발을 하겠다는 것이 시장의 계획이었고, 그럴 경우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오는 등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니 좀 더 숙고하자는 것이 시민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찬, 반으로 나뉘어 대립했고 부지매각 건은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시장은 호텔부지 매각은 시의회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문예회관 부지만 소위 ‘부분매각’한 것이 지난해 10월의 일입니다. 부분매각의 경우 더 심한 난개발이 될 것이라고 걱정한 것은 시민들과 시장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부분매각을 감행하여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든 것이 겨우 석 달 전입니다.

그렇게 부분매각한 부지에는 이미 건축심의가 들어와 있다고 합니다. 예상대로 지상 49층의 아파트 6동(2층까지는 상가), 990세대가 입주하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애초 시장의 계획처럼 통합개발하자는 것도 아닌데 호텔부지 매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인정할 수 없지만 한 쪽을 난개발되도록 매각했다면 호텔부지만이라도 공공용도로 사용하도록 연구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정말 땅 파는 귀신이 씌였나 봅니다.

행정자치부가 실시한 2014년도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결과 우리 시의 재정운영은 전년도보다 하향된 ‘다’등급으로 평가됐습니다. 특이한 것은 동종지자체와 비교하여 채무비율은 우수지표로 선정됐는데도 땅 팔아서 제일 먼저 하겠다는 일이 빚 갚는 것입니다. 돈이 있으면 빚 갚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굳이 땅 팔아서 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놓고 올해 목표는 재정건전성 1등급 달성입니다. 진단과는 다른 엉뚱한 처방입니다.

이번 시의회 임시회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지난주 의정일기로 보냈던 '1년에 6명 진학하는 과학고 설립추진이 타당한가' 하는 견해에 대해서는 부천학생 우선편성을 건의하겠다는 시장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기존에 있는 30개 가량의 과학고 가운데 한 군데도 그런 경우가 없는데 부천에 그런 특례가 주어질지 의심스럽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인데도 애드벌룬을 먼저 띄우는 전도된 행정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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