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호 김유택

 장미 한 송이

 

드르렁 코고는 올빼미 옆에

장미 한 송이를...

아스라한 절벽을 날고 있는지

안 된다며 손사래 치는

잠꼬대 속으로 가시향이 스며들면

바들바들 떨며 벼랑을 오르는

다람쥐 한 마리 발견했는지

엷은 미소까지 짓는다

 

눈썹 밑에선 바닷물이 출렁이고

마음마저 얼어가는 사랑을 위해

빛을 속도로 내려가

포근하게 감싸주자

다람쥐는 똥그랑 땡땡 숨이 막혀

꽃침 맞은 양 바르작거린다

 

이불 밖으로 꼬리 내밀고 자는

아기다람쥐에게도

장미 한 송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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