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아이와 놀자! 아홉번째 이야기

 

 

지난호와 그 전전호, 두 번에 걸쳐 도시와 자연의 차이점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더 다양하게 더 많이 사례를 들어가며 충분히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간단히 총 7가지로 말씀드렸습니다. 요약해 소개하면 열린공간, 부드러움, 변화성, 적절한 상호작용, 과하지 않는 중용의 미덕, 작은 것에서 느껴지는 행복, 눈과 머리뿐만 아니라 코/손/발/피부/근육 등의 다양한 느낌, 남이 아닌 나를 바라보는 시각, 살아있는 생명이 가득한 곳 등등이었습니다. 소개드린 데로 자연은 도시와 달리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자연에 가는 이유는 이러한 긍정적 요소를 느끼고 그 해택을 받고자 하는 것인데 이런 변화들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요? 지면이나 강의로 익히고 배우면 느낄 수 있을까요? 이번호에는 그 방법의 기본이 되는 마음자세인 ‘믿음’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고 들은 경험이 쌓이고, 쌓인 경험의 양만큼 느껴서 지식이 깊고 넓어진다는 이야기이지요. 보통 교육의 목적을 이야기 할 때,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예술 작품들을 보고 들을 때 등등 많은 곳에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문장입니다. 정말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고도 모르는 것, 듣고도 모르는 것 들이 있습니다. 이는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관심이 없거나, 경험해 보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는 점점 더 모르는 것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이유는 도시화 되는 인간은 언제 쓸지 모를 지식을 대량으로 학습하는 체계에 살고 있고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연의 많은 일들을 경험할 기회가 점점 더 부족해지고 그 만큼 편견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데윗 존스(Dewitt Jones,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어떤 것도 내가 직접 볼 때까지 믿지 않을 것이라던 내가 더 많은 경험과 경력을 쌓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완전히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믿지 않는 한 변화는 볼 수 없다. 이것이 진정한 삶의 순리였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믿음이 없던 처음의 데윗 존스처럼, 보이는 세상이 모두 인 것처럼 살아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린 이미 거대한 자연 속 작은 인간 세상에 살고 있고 믿음의 시각으로 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주변의 작은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편견 없는 우리의 아이들 처럼요
 
사석위호(射石爲虎)라는 말이 있습니다. 길을 가다 호랑이를 만나 활을 쏘아 맞췄는데 가까이 가니 커다란 바위였습니다. 바위에 화살이 박히다니 신기해 다시 쏴보았는데 화살이 모두 부러지더란 말입니다. 이는 성심을 다하면 아니 될 일도 이뤄진다는 말로 쓰는데 “아는 만큼 보이고, 믿는 만큼 행한다”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우선 아이보다 부모가 자연을 알고자 호기심을 가지고 자연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흙을 만지고 새싹을 바라보며 꽃향기를 맡으려 노력한다면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 모두에게 더 큰 앎과 지혜를 선물해 줄 것입니다.
 
 
자연에 대한 믿음으로 ‘도시를 위해 만들어진 앎을 아는 것’에서 ‘대자연의 거대한 순리를 아는 것’으로 영역을 확장시켜 준다면 자연을 접한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른 모든 아이가 가질 수 있었지만 못 가진 특별한 능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그 특별한 능력의 힘이 아이가 삶을 살아가는데 큰 버팀목이 되어 아이의 등을 받쳐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봄이 왔습니다. 주변에 얼어있던 땅이 녹고 초록의 새싹들이 기운차게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근처 공원이라도 나가셔서 무릎을 굽혀 낮은 시각으로 땅을 살펴 생명의 기운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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