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연합 전이사장 백선기

 

우리 정치의 현실, 여전히 춘래불사춘

새 봄과 함께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의 주체이자 정치의 소비자인 유권자들은 자신의 주권행사를 위한 선택을 하는데 있어 실로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것은 각 정당들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경쟁과 생산보다는 시종일관 이른바 소모적이고 극한적인 정쟁에 몰두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총선과정에서는 각 정당간의 선의의 경쟁이나 대결보다도 정당내부의 대립과 투쟁이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파행적이고 극한적이었습니다.

통상적 수준의 공천파동과 차원이 다른 집권여당의 이른바 옥쇄파동이나 선거직전의 야당분열과 대결, 분당이후 제1야당의 비례대표파동과 비대위원장의 당무거부사태, 새정치를 내건 제 2야당내부의 구태정치, 야권연대를 둘러싼 야당간의 쟁투는 그야말로 시리즈 막장 드라마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는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부채질하였고, 구체적이고 생활력 있는 정책은 실종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각 정당이 정치의 소비자인 유권자들에게 제공한 상품의 브랜드파워(Brand Power)는 저가의 수준에 그쳤으며 그 중에는 상당부분 불량품이 유통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유권자들의 눈높이와 헌법적 가치인 주권재민, 공화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정치의 봄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 심판의 길로 나서야

위에서 본 20대 총선과 공천과정을 통해 확인한 한국정치의 후진성으로부터 비롯된 우리 사회의 현실은 정말 참담하기만 합니다. 특히나 이명박 정권 5년에 이어진 역대 최악의 정권 박근혜 정권 3년만에 온 나라와 국민들이 거덜이 날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10%가 넘는 최악의 청년실업과 OECD 최고의 노인빈곤율로 상징되는 벼랑끝으로 내몰린 서민들의 삶과 수출, 소비, 생산, 고용, 투자등 모든 경제지표들이 후진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현실은 이명박, 박근혜 새누리당정권 8년이 그야말로 잃어버린 8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개성공단폐쇄에 이어 평양참수작전과 서울탈환작전으로 상승작용하고 있는 남북관계는 6.15남북공동선언은 물론 무려 42년 전인 1974년 남북공동성명 이전으로 후퇴한 것으로 진단할 정도로 한반도와 8천만 겨레를 멸절시킬 핵전쟁을 포함한 전쟁전야의 무한대결로 치달아가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 하나 없는 세월호 참사 2주년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한일정부간간 야합, 최근 통과된 테러방지법으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와 역사의 후퇴 또한 심각하기만 합니다.

이번 총선의 성격은 정치개혁의 주체형성을 결합시키는 미래지향적 선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20대 총선은 국정을 농단하고 역사를 후퇴시키면서 국민들의 삶을 쥐어짜고 있는 박근혜정권의 심판의 장이자 2017년 정권교체 여부를 좌우할 대회전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어떤 영역보다 후진적인 정치와 정당을 혁신하고 21세기 유권자들의 여망에 부흥할 새로운 정치의 씨앗들을 발굴하는 미래지향적 선거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민생과 진보를 막고 있는 정치의 고질화된 수십 년 병목현상과 이로 인한 사회 각 분야의 심각한 지체현상을 생각한다면 양당 기득권 정치를 혁파하고 새로운 정치개혁의 주체를 형성하는 과제가 최우선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마치 술취한 운전사의 역주행과도 같은 박근혜정권의 폐악이 극에 달하여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의 존망을 가늠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박근혜정권의 심판과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지형을 형성하는 일이 20대 총선의 최우선적인 전략적 과제라고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수도권 차원의 야권연대와 후보단일화를 안정적이고 가시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그러한 정치적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한 채 분당의 수준으로 내달았고, 이제 당대당은 물론 후보간 야권연대와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물리적 시간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의병운동의 심정으로 대대적인 유권자운동에 나서야

이제 야당의 분열과 선거연대마저 어려워진 위기상황에서 그들에 대한 책임은 추후에 묻되 주권자인 시민들이 나라를 구하는 의병이 되어 대대적인 유권자운동에 나서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범시민적인 투표참여운동입니다 특히 SNS와 오프라인활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표참여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박근혜정권의 최대의 피해자인 청년들을 비롯하여 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위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수도권의 박빙지역을 중심으로 당선가능하고 개혁적인 야권후보를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표의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야권후보 단일화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당을 초월하여 정치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좋은 후보를 선정하고 이들의 국회진출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면서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비례대표투표를 통해 정치의 다원성과 정치벤쳐에 대한 가치투자를 소홀히 하지 말고 적극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총선을 비롯한 선거는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정당개혁, 정치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최악과 차악을 피하고 차선, 차차선을 선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적극적인 투표참여운동, 투표집중 야권단일후보운동, 좋은후보 당선운동, 비례대표투표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전략투표를 통해 만악의 근원인 박근혜정권을 심판하고 정치개혁의 주체를 형성하는 역사적인 선거에 의병의 심정으로 총궐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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