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기와 정치

2016년 현재 세계인구는 약 74억으로 추정된다. 미래학자들은 2024년에는 세계인구가 80억, 2045년에는 90억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정된 지구에 90억 인구! 물론 인구의 95%는 저개발국가들이 차지하여 국가별로 나타나는 인구증가 양상은 다르겠지만 이에 따라 나타날 물과 식량, 자원의 부족, 지구생태환경에 미칠 영향은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미래학자들은 강조한다.

얼마전 발간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0』은 2021년경 지구 온도가 1℃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구온도 1℃ 상승은 여름온도가 35℃에서 36℃로, 겨울온도가 –7℃에서 -6℃로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크고, 넓은 지구의 온도가 1℃ 오른다는 것은 기후불안정과 생태교란이 훨씬 심각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 이후 지구온도가 0.5℃ 상승했는데 대지가 점점 더 덥고, 습해짐에 따라 열파와 폭우, 그밖의 극한 기상이변이 발생하여 미국의 경우, 10억 달러 이상의 큰 피해를 입힌 기상재해가 1980년~1995년에는 46건이었으나 1996년~2011년에는 거의 2배인 87건으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런 미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선진국들은 식량안보와 자원절약을 중시하고, 친환경적 산업구조와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Transformaion)의 선두에 정치가 있는 것이다.

부천의 위기, 부천의 미래

부천은 문화도시이고, 사회기반시설과 편의시설도 잘 되어있다. 하지만 부천의 인구밀도는 전국 2위로 서울 다음이고, 산림은 18.9%에 불과해 수원(21.9%), 성남(50.7%), 안양(51.6%) 등 주변도시에 비해 무척 적고, 부천의 1인당 공원면적(m2) 역시 8.38m2로 경기도 1인당 공원면적 21.64m2, 전국 1인당 공원면적 26.4m2에 비해 열악하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전국 불투수면적률 조사 결과 전 국토의 7.9%가 불투수 면적인데 부천시는 무려 61.7%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부천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나마 남은 녹지를 잘 보전·관리하고, 진취적인 사고와 현대적인 기술로 친환경적인 도시공간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만수 시장의 부천시는 작년부터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방향과 역주행하여 시민사회, 지역주민들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역주행 개발정책이 부천시청역 시민의 땅 1만평을 매각한 후 고층아파트 위주의 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상동영상문화단지를 매각하고, 신세계그룹에서 초대형 쇼핑몰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인구밀도가 높은 부천 도심에 바람길 역할을 하는 대장들녘 백만평을 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환경파괴적인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대장동 산업단지 조성은 작년초부터 슬슬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올해 초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부천시와 짝짝궁하여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부천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 가뜩이나 높은 인구밀도를 더 높이고, 포화상태인 상업시설을 추가로 들여오는 것인지? 그나마 부천의 열악한 환경에서 숨구멍 역할을 하고,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대장들녘을 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선진국들의 변화 방향에 맞추어 녹지를 확대하고, 신기술을 도입하여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인지는 시민들이 선택할 일이다.

 

OUT해야 할 4.13 총선후보 나쁜 정책

부천의 미래를 위협하는 이러한 개발위주 정책에 대해 김만수 부천시장과 동일한 시각을 가진 국회의원 후보는 누구일까? 시민과의 공식적인 약속인 선거공보물을 보면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 정당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거공보’ 중 부천지역의 첨예한 개발현안을 언급한 후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원미갑 기호 1, 이음재 후보는 “영상문화단지 대형쇼핑몰 입점 반대(소상공인 상생 방안 마련)”을 후보 중에는 드물게 분명히 표명하고 있지만 바로 뒤에 “대장동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이라는 본인의 선거구와는 무관한 개발현안을 중요하게 표명하고 있다.

원미을 기호 1. 이사철 후보는 첫째로 “대장동 첨단산업단지 지정추진”을 명시하고 있고, 둘째로 “상동영상단지내 창조경제센터 유치”를, 셋째로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출억제, 전통시장 및 소상권 활성화 지원”을 공약하고 있다. 본인의 선거구가 아님에도 대장동 첨단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고 하고, 현재 쟁점되고 있는 상동영상단지내의 초대형 쇼핑몰(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전통시장 및 소상권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상호 모순되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얼마전까지 새누리당 원미을 지역위원장이었던 손숙미 후보는 부천시의 일방적 개발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강력하게 문제제기한 바 있는 데 후보가 바뀌었다고 한 선거구의 정책이 180도 바뀌는 것이 한국 정치의 한심한 현주소다.

원미을 기호 2. 설훈 후보 역시 7번째 공약으로 “친환경 국가산업단지를 조성”을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위치는 말하지 않아 대장동 산업단지를 찬성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대장동 산업단지의 해당 지역구인 오정구의 경우, 기호 1. 안병도 후보, 기호 2. 원혜영 후보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유독 기호3. 서영석 후보는 대담하게 “대장동 100만평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공약하고 있다.

이 후보들이 그리는 부천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부천이 87만 도시에서 100만 도시로 팽창하고, 70년대식 개발이 이루어지면 부천시민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고,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를 예측하고 실현하는 것에는 무능하다는, 결국 정치인으로서 낙제점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주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자!

우리는 너무도 쉽게 정치인을 욕하고, 정치를 경멸하지만 미래의 희망은 정치를 통해 창조된다. 정치가 희화화되고, 정치에 절망할수록 시민 개개인이 정치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가 바로서고, 희망을 창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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