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원미산) 진달래 동산이 붉었다.

비가 내린 뒤 더 붉었다.

온통 붉은 빛이 산을 휘감고 있었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울긋불긋 했다.

노란색 옷을 입은 유치원 아이들이 줄지어

진달래 동산에 오르고,

중년 연인들이 손잡고 오르고 있었다.

휴대폰 카메라로 연신 찍어대는 추억,

노오란 개나리가 핀 산책길이 인기였다.

개나리하고 진달래가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동네 친구들처럼 다정하게

서로 색깔을 주고받으며 미소 짓고 있었다.

바람도 꽃잎 사이를 연신 들락거리며

작은 흔들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곳에 세월호 리본이 매달려 있기도 했다.

겨우내내 달려 있던 리본이었다.

그렇게 진달래동산 한 구석에 세월호가 잠들어 있었다.

아픈 마음을 달래가며

종합운동장을 배경 삼아 한 컷,

그곳에서 카메라를 가르치는 한 어르신이

“오늘은 진달래가 주제이니까 운동장은 작게 담으라구.”

라며 소리치고, 수줍고 서툴게 찰칵소리를 내며

진달래를 마음에 담던 중년 여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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