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인천 사람에게 너무 긴 배차간격

출퇴근 시간, 부천 사람에게 지옥철인 7호선

목동에서 부천으로 이사 온 지 2주. 넓은 공원과 편의 시설이 인접한 대단지 아파트에 사니 참 좋다. 납득이 가지 않는 한 가지 사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며칠 전 퇴근길 6시 즈음, 인천에 사는 동료와 함께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7호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대화를 나눈 것 같은데도 지하철이 오지 않아 플랫폼 안내판을 올려다보니 온수행은 2분 후, 부평구청행은 10분 후 도착예정이다. ‘내가 지금 무슨 시골 군내 버스를 기다리고 있나’ 하면서, 짜증이 몰려온다.

온수~부평구청행 배차간격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6대 vs 15대 (부천시민과 노원구민이 이용가능 한 지하철 대수, 오후 6~7시 퇴근 시간대)

 

가산디지털단지역 기준으로, 퇴근 시간 부평구청행을 타야 하는 부천 시민은 오후 6~7시간대에 6대의 전철을 탈 수 있다. 퇴근 시간 도봉산행을 타는 노원구민은 15대의 전철을 탈 수 있다. (7호선을 이용하는 부천시민에게 온수행 지하철은 의미가 없다. 반면, 동북쪽 노선에서 장암행과 도봉산행의 차이는 크지 않다. 장암과 도봉산은 한정거장 거리이고, 장암역은 인구밀집 지역이라기보다는 지하철 기지역으로서의 역할이 더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장암행과 도봉산행의 차이가 없다고 여겨진다.)

아침에는 어떨까?

9대 vs 21대 (부천 시민과 노원구민이 이용가능한 지하철 대수 AM7~8시, 출근시간대)

 

 
 
7호선 동북쪽 라인에 더 많은 이용자가 있기 때문에 컴퓨터적인 연구와 분석에 기반하여 지하철 배차와 노선을 정했을 것이리라. 단, 현장 조사와 지옥철 체험 같은 발로 뛰는 조사가 이루어졌을지 궁금하다. 종점인 부평구청에서 지하철을 타도 서서 강남까지 쭉 서서 가야 하는 지하철 7호선. 7시 전 새벽밥을 먹고 나와도 앉아갈 수 없다는 지하철 7호선 노약자, 임산부석조차 빈 곳이라곤 보기 힘든 지하철 7호선. (지옥철 1,2호선에도 노약자, 임산부석은 종종 비어 있다.) 출근길, 단 한번만이라도 앉아 갈 수 있기를…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어본다.

임산부가 되었을 때는 종점인 부평구청으로 거꾸로 올라가 지하철을 타고 가산디지털역까지 출근할 예정이다. 지하철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으니깐.

 
덧붙임. (15대 vs 8대) 출근시간대 지하철 6호선 동서방향의 배치표이다. 오는 차와 가는 차의 비율이 정확히 같지 않음을 여기서도 알 수 있다. 단, 그 차이가 어느 정도 타당한지. 차별받는 이들에게 얼마나 용인할만한 범위인가를 이제는 고려해봐야 할 때인 거 같다. 9대 vs 21대은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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