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아이와 놀자, 열두번째 이야기

길가에 이름 모를 풀들을 함께 감상해 보세요

 

‘아이’가 ‘자연’에 대한 말.말.말.

지난 호까지 총 11번의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와 함께 숲에 갈 때의 부모의 마음가짐, 숲과 도시의 환경 변화와 차이점, 아이가 숲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등을 말씀 드렸습니다. 이 모든 것은 숲을 잘 즐기기 위한 준비 단계이고, 그 중 부모의 마음가짐은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세입니다. 지금 당장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노력해서 차차 가지게 된다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삶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호는 아이와 자연에 관한 여러 지식인들의 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학교도 가야하지만 숲에도 가야 한다.

미국의 작가 프랭클린 버로즈는 "자연교육은 학교 생활의 반대말이다. 학교는 네가 있어야할 곳이고, 자연은 학교를 빼먹을 때 네가 가는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숲은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미 도시화가 이뤄져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학교를 가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자연의 변화와 흐름을 익히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전체 자연계 중에 인간의 영역은 아주 작습니다. 그 영역 안에서만 생활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물이 세상의 전부인 것으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많은 부분을 겪고 그 커다란 세상을 경험한다면 생각의 폭도 깊이도 행동의 범위도 달라지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이들은 누구의 방해도 없이 마음껏 자연을 느껴야 한다.

미국의 놀이학자 서턴 스미스는 "자연에는 아이들이 위험한 존재이도록,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위험한 존재이도록 해야 한다. 더욱 냄새 맡고, 맛보고, 부수고, 사고치는 것 을 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며 자연 안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꽃은 꺽지 마라.”, “나뭇가지를 휘두르지 말아라.”, “돌을 던지지 말아라.”, “풀을 밟지 말아라” 등등 자연을 만나는데, 어른들로 부터 수많은 제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도시 아이들은 공원화된 자연을 경험해 왔기 때문이지요. 공원은 정해진 형식에 맞춰 가꿔지고 돌봐지며 많은 사람에게 동일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습니다.

하지만 산, 바다, 강 등의 일반적인 대자연은 아이들을 품어주기에 충분히 풍요롭고 넉넉합니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해서 하고 싶은 것도 많지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나면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꽃을 충분히 경험하면 안 꺾는 것이죠. 어려서 자연을 경험한 아이는 커서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할 것입니다.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무분별한 개발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나무를 꺾는 것’과 ‘어른들이 산을 깎는 것’ 어떤 것이 자연에 더 피해를 주는 걸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직접경험이 창의적 개인을 만든다.

스위스 심리학자 피아제는 “모험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반드시 재창조해야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단순히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적인 개인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꼭 사주는 것이 자연관련 책입니다. 아이들은 책이나 동영상으로 자연을 접하고 이해하고 있지요. 하지만 책 등은 자연의 일부만을 보여줄 뿐이며 작가에 따라 단편적인 지식으로 고정화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고 상상의 영역으로 확장되기도 합니다. 책을 아무리 반복해서 본다고 해도 직접보고 생각하고 느껴보는 것만큼 할까요? 반복하고 기억하는 것은 기계도 잘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생각해 창조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고귀한 영역일 것이라 믿습니다.

인간은 자연의 전부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이며 그 사실을 인간이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은 자연을 경험해야 하고 느껴야 합니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자연에 대한 파괴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우리의 자손에게로 이어질 것입니다. 봄의 끝자락입니다. 곧 날이 더워지며 여름으로 들어서면 방에 앉아 에어콘을 켜고 밖에 나가지 않아 인간 세상에 머물게 되겠지요. 지금이라도 아이와 손잡고 근처 공원에 가서 길가에 이름 모를 풀들을 함께 감상해 보세요. 그 작은 기억이 아이들에게 자연을 이해하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매월 금요일 첫번째 오전 11시,

아름다운 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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