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

 

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

잠깐 화려하게 피었다가

벌 한 마리 품에 안아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린

매화

 

쇠사슬 목에 걸고

부엉이 바위 오르는 사내

얼굴 가득 핀 땀방울들이 울고

산비탈에 진 꽃자리마다

한숨 소리 가득하다

역사바퀴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구덩이

그 자리에 어느 누가 찾아올까

 

한낮, 거미 한 마리

줄 치지 않는

낯선 들판

매화 고목 한그루

꽃그늘을 만들지만

낡은 쇠사슬을 목에 건 사내

산이 우는, 꽃이 우는 소리 듣는다

울컥, 낮달을 토해내는

부엉이 바위도

꽃이 우는 소리 다 듣는다

글 Ⅰ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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