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의 부모교육 이야기

아이를 초죽음으로 내모는 것에서 벗어나

부모는 ‘간섭’이 아니라 ‘관심’으로 아이를 대해야...

 

 

이화영의 부모교육 이야기

이화영 조합원은 100세 교육문화원 원장으로 부모교육 전문가이다. 그동안 교육해온 내용을 중심으로 부모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집자 주)

 

관심과 간섭의 차이를 잘 알아야

100세 교육문화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고령화시대라고 이야기 합니다. 고령화시대라고 하면 나이 많은 어르신들만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고령화시대를 준비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교육하고 교육받고, 교육뿐 아니라 문화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일들이 필요해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역할도 아이들, 부모, 조부모까지 함께 아우을 수 있는 소통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0세 교육문화원에서 학부모에 대한 교육도 하는데, 먼저 부모란 무엇인지 규정을 어떻게 지어줄 수 있을까요?

부모들의 역할은 자녀를 양육한다고 합니다. 양육이라 하면, ‘나아서 기른다’ 라는 뜻입니다. 또한 ‘기르고 교육 한다’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부모는 양육한다고 하면서 내 몸으로 낳았으니까 내 맘대로 키워도 되고 소유 하려고 합니다.

비록 내 몸을 빌어서 낳았지만 소유물이 아니라 아이들 존재 자체를 인정 해야 하는데 부모들은 존재로서의 아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물건처럼 깨질까 노심초사하는 부모의 소유개념이 정말 나쁜 것일까요?

딱히 나쁘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너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좋겠어’ 라고 하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 되길 바라면서 좋은 길로 인도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좋은 길이 부모의 기준대로 인도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생각이 같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시절이 있었기에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좋고 나쁨을 판단하고 아이들을 인도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각자가 품고 있는 개성도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문제도 다르고, 일상적으로 즐기는 취향도 다르고,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외부환경의 영향도 다릅니다.

우리 부모들은 이렇게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갈등이 생기고 충돌이 생깁니다. 늘 부모와 말이 안통하고 나 좀 내버려 두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간으로서 우뚝 설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로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우리자녀들을 식물로 비유하면 작은 씨앗들이 모여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작은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서 얼마나 튼실한 열매가 맺어 질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심어 봐야 아는 것이죠. 자식이라는 씨앗을 심고 영양과 햇빛과 양분에 따라 큰 과실수로 클 수 있다고 여겨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도 똑같다고 봅니다. 우리 자녀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씨앗이다’ 라고 보면 부모는 ‘자녀들의 잠재적인 능력을 스스로 깨우쳐서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도와줄 때 보면 관심이라는 표명 아래 간섭을 하고 있습니다. 간섭과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큽니다.

그럼, 간섭의 의미는? ㅎㅎㅎ

우리 부모들은 관심과 간섭을 구별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과제를 했는지 안했는지 확인을 하고 안했으면 하도록 재촉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내가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 부모들도 그 기다림을 잘못하고 있죠.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부모교육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부모교육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세대별로 이야기 해주세요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는 갓난아기의 울음과 더불어 가슴에 꼭 안아주면서 제일 먼저 손가락, 발가락 확인하고 어디 불편한 데는 없는지 울음소리는 잘 나는지 살펴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우리 아들, 딸 아무래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얘기합니다.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이 다음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다녀야 해”라고 말하는 부모는 한 분도 없습니다.

그랬던 부모의 마음이 유치원까지는 많이 아이들 입장에서 봐 줍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자녀들에게 “유치원에서 재밌게 놀다 왔어?”라고 말하지요. 그러던 부모가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많은 분들이 전투태세(?)로 돌아서서 경쟁모드로 돌입합니다. 갑작스럽게 돌변한 거지요. 초등학교 입학과 더불어 대학입시라는 강박관념이 부모의 머릿속을 꽉 채우기 때문입니다.

입학식 날부터 엄마들의 눈초리가 달라집니다. 입학실 날 줄 세우기부터 시작합니다. 아이가 ‘담임선생님 눈에 더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앞만 보라고 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면 얼른 앞을 보라고 눈을 흘기기도 합니다. 이때 아이는 엄마가 달라졌다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시켜 놓았으면 경쟁모드가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고,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내몰리는 경쟁사회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경쟁사회로 내몰리는 현상이 생긴다고 할 수 있는데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초등학교 저학년 부모는 아이가 충분히 뛰어놀면서 자기의 재능을 충분히 개발하는 단계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중, 고 때 공부해서 문과, 이과 나누고 대학입학시 전공을 고민하는 것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초등학교 부모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도록 하라고 했더니 특기학원부터 태권도, 피아노, 과학놀이반, 역사공부 등 엄마가 스케줄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과연 아이하고 의논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초죽음이 되어 집에 돌아오게 되지요. 집에 와서도 복습해야 하고, 예습까지 하다보면 정말 미칠 지경이 되어 버립니다.

요즘 아이들은 영어, 과학, 수학은 물론 역사체험, 체육활동, 음악활동 등 빈번하게 하는데...

예. 초등학교 학생이 일주일에 8~10개 정도 하더라구요. 그 아이가 과연 행복할까요?

아닙니다. 혹시 주말체육 들어보셨나요? 주말체육에서 줄넘기, 공놀이를 배우고 있습니다. 체육도 강제로 배우고 있는 거지요. 즐겁고 재미있게 놀이처럼 익혀야 하는데...그러면 줄넘기나 공놀이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지치게 하는 지긋지긋한 노동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체육활동은 부모나 친구와 함께 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체육활동 시간에 예전에 저희가 집에서 골목에서 놀던 것들 비석치기 같은 것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곳에서 재밌게 노는 아이도 있지만 아이들 성향에 따라 억지로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운동장에서 노는 것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아이들 표정은 굳어 있지요. 얼굴이 찌푸려져 있기 마련입니다. 재미가 없는 거지요. 어떤 것이 이 아이들에게 진정한 놀이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죠.

 만약에 놀이시설에 갔을 때 잘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다면 그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친구들에게 맞는 체험학습이 있겠죠. 무조건 ‘땀내고 놀아라’ 하는 것 보다는 먼저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 물어봐야 하고 그 친구들은 오히려 역사탐방 등을 더 좋아할 수 있습니다. 역사탐방은 조금 정적인 부분에서 탐구를 시작해서 옮겨가고, 동적인 친구들은 활발한 움직임에서 앉아서 하는 활동으로 옮겨 가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먼저 해주고 점차 옮겨가는 것으로 도와줘야 합니다.

아파트 놀이시설을 보면 아이들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아이들이 규격화된 놀이, 학습장소로 몰려갔다는 생각이 드는데...

운동장에서 혼자 놀 수가 없으니까 집에서 엄마들이랑 노는 친구들 있어요.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과 이웃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함께 의논하며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데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이같은 활동이 가능하겠죠! 고학년이 되면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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