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숲에 갈 때 누구랑 가면 좋을까요?

숲에서 아이와 놀자! 열세번째 이야기

아이와 숲에 갈 때 누구랑 가면 좋을까요?

 

이번호부터 아이와 숲에 갈 때 누구와 언제, 어디로, 무엇을 등 어떻게 가는게 좀 더 좋은지 차례대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은가?”입니다. 아이가 누구와 함께 숲에 가면 좋을지 알고 싶다면 “여행을 누구와 함께 가면 좋을까?”로 질문을 바꾸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고 싶은 사람’과 함께라면 가장 좋겠지요. 그럼 우리 아이들은 누구와 함께하고 싶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이의 연령대와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경우 3가지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좋은 사람은 역시 ‘부모와 함께’ 가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아빠, 엄마를 가장 먼저 보았고 가장 많이 함께했고 가장 많이 사랑받고 가장 많이 따라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부모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부모와 함께 놀고, 부모와 함께 다니고, 부모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바쁜 삶을 살아가느라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요. 이미 많은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등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남은 짧은 시간조차 부모와 함께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아이들은 부모와 멀어지고 어느 순간 함께하고 싶은 대상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겠지요.

아이는 어릴수록 부모와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아버님, 어머님 바쁘시겠지만 이번 주말부터라도 아이와 조금 더 함께 하시길 빕니다.

 

두 번째로 좋은 것은 ‘형, 동생과 함께’가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아이를 잘 키우려면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를 중심으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균형 잡힌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해서 자유학교 등 대안교육에서는 2~3살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따라하고 모범이 되는 등 스스로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자연에 대한 경험이 있는 형과 자신을 따르는 동생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하는 아이는 형의 모습을 보고 좀 쉽게 자연을 느끼고 동생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친구와 함께’가는 것입니다.

그냥 동갑이 아니라 마음이 맞는 친구라면 더 좋겠죠. 현재 아이들은 학년이 높아지면서 형동생보다 혼자 놀거나 친구와 노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놀이의 방법이 비슷하며 그 중에서도 유사한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게 되죠.

함께하면 재미있는 친구와 같이 숲에 간다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 덕분에 숲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경험으로 더 자주 갈 수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부모, 형동생, 친구의 공통점은 ‘같이 있고 싶은 사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누구와 어디를 가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좋은 경험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이고 그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아이가 바라보는 숲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부모가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호기심으로 숲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입니다. 여름이 되면 더워서 작은 방에 에어컨을 켜고 앉아 있기 쉽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숲의 나무 그늘에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노는 아이를 바라보시면 어떨까요? 그날의 기억이 아이에게 머리로는 좋은 추억으로 남고 몸으로는 자연의 속삭임이 새겨질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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