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화단지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부천시민이 된 지 20여년이 되었다. 필자에게 부천은 마음의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방정부나 정치권력에 따라 지역사회 분위기도 변화해왔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시정부가 시민들을 무시하는 불통정치를 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상동 영상문화단지 매각안에 대한 김문호 의장의 직권상정이 있기 전날인 5월19일, 국회정론관에서는 재벌복합쇼핑몰·아울렛 입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부천시의 일방적인 초대형복합쇼핑몰 부지 매각 저지’를 위해 제정당·시민사회·중소상인 공동기자회견이 있었다. 또한 기자회견이 있기 전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을 살리기)위원회에서는 김만수 시장과 더민주 소속 시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역의 시민사회와 중소상인, 인근 지자체와의 충분한 토론과 소통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5월20일, 부천시와 의회는 일사천리로 상동 영상문화단지 매각안을 의장 직권상정으로 통과시켰다. 다수당인 더민주 소속 의원 대부분이 김만수 시장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 필자는 이 장면을 방청석에 앉아서 목도해야만 했다.

상동에 있는 시민의 땅, 영상문화단지 매각안은 부천과 인근지역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부천시와 의회가 시민을 위해 시민에 의해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시민들과 충분히 가졌는가? 지속가능한 도시 부천, 시대적 과제인 생태도시 환경친화적인 미래 도시 부천을 위한 것인가? 가 문제의 본질이다. 이미 부천은 인구밀도와 녹지율이 전국 최하위이며 상권 또한 포화 상태이다. 초대형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면 상상만 해도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의견은 아랑곳없이 치적 쌓기용 난개발과 토건개발을 밀어붙이는 김만수 시장과 의회의 일방행정을 보면서 이명박정부의 4대강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김만수 시장은 지난 2010년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민선5기 시장으로 취임했다. 선거 당시, 필자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야당 소속 시장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대하고 지지했던 만큼 김만수 시정부에 대한 배반감은 더욱 크다. 乙을 위한 야당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할 더민주 소속 시의원들 대부분 또한 시장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차라리 안쓰러울 지경이다.

무슨 부동산업자도 아니고 땅값 올리라고 시민들이 시장과 시의원을 뽑아준 것이 아니다. 영상단지 부지가 김만수 시장의 개인 사유지도 아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장이며 의회인가? 찬성 시의원들 중에는 시민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초대형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집값이 오를 거라고 했다고 한다. 이는 초대형복합쇼핑몰 입점으로 인한 교통혼잡, 대기오염, 중소상인과 골목상권 몰락 등으로 부천지역과 시민들의 삶이 몰락될 우려가 있는 진실을 은폐하려는 꼼수이다. 근시안적이며 시대착오적인 집단이성을 잃은 부천시정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부천시와 의회는 영상문화단지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 지속가능한 도시 부천과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행정과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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