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호 부천지속협 청년위원
 아프다. 새벽 내내 복통과 구토증상이 너무 심해 응급실에 다녀왔다. 요즘 좀 무리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부천 100이라는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의 작은 공간들을 바꿔 부천시를 문화적으로 활성화시켜보자는 디자인 프로젝트. 그리고 작년부터 나는 부천의 문화를 활성화시켜보고자 하는 청년들과 함께 부천 문화공간 500/50이라는 곳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서울에 사는 친한 친구들도 거의 못 만날 만큼 지난 1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어느새 내 삶 속에는 '지역', '공동체', '부천'이라는 키워드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던 나는 작년을 기점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내 개인의 즐거움보다는 작은 움직임이지만 지역을 즐겁게 만들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가끔 답답하기도,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보며 활동할 수 있어 뿌듯했다.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힘쓰는 많은 분들을 보았기에. ... 시민단체, 정치, 마을,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부천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계셨다.
 그리고 그 속에 '부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 기구가 있다. 민·관 협치(거버넌스)를 위해 16년간 존속되고 있는 단체이며, UN이 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의제들을 부천에서 구현하기 위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단체이다. 그리고 내가 올해부터 청년위원으로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아니 단순한 단체가 아닌 시장님이 직접 위촉한 149분의 위원이 있는 민관 협치를 위한 공식적인 기구이다.
 그런데 2014년부터 시작된 예산 삭감에 이어 올 초 통과된 조례개정안으로 사실상 운영비를 지급받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사무국 직원들이 일은 하는데 돈은 지급받지 못 하는 상황인거다. 149인의 위원들과 사무국 직원들은 이에 개정 요청을 하고 비대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다. 시장님은 기다리라는 말만 하시는 것 같다. 솔직히 이에 수반하는 여러 상황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 했다. 그런데 지난 1년과 작금의 상황들을 볼 때 한 가지 생각만은 확실히 들었다. 특정 몇몇의 힘이 정말 강력하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이 부천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겠구나. 그저 어른들 눈에 맞춰 이쁨 받고, 그들이 원하는 일들을 대신해주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구나. 과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청춘을 바쳐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부천의 미래세대로서 부천의 '지속가능한' 이라는 말에 의구심이 들었다. 지금 부천시에 청년들이 설 곳이 있는가. '청년들이 일어나야 한다'라는 말도 힘없는 메아리만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 어디에도 우리의 소리를 전달할 곳이 없다.
 시장님은 소통하지 않으시고, 부천시의 거버넌스는 죽어가고 있다.
 지금 부천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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