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님께서 자꾸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추억 할 수 있도록...

 

어르신들 장수 사진을 찍어 드리기 위해서 많이 다녔지만 오늘처럼 감동스러운 경우는 처음인 듯 합니다.

오후 2시부터 찍기 시작을 해서 오후4시가 가까워 지는 시간에 허겁지겁 휠체어를 끌고 들어 오시는 어르신 부부가 계셨습니다.

할아버님계서는 말씀을 조금 하시는데 몸을 전혀 가누시지 못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밝은 할머님은 할아버님께 다정히 말씀도 건네시고 또 세세하게 챙겨드리는 모습에 젊은 청춘 남녀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다정함을 느끼게 하며 함께한 봉사자 모두가 부러운 마음이 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냥 얼굴에 잔잔한 미소만 짓는 할아버지에 비해서 할머님은 농담도 하시고 장난도 치시면서 단번에 주위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정해 보이시는 두분을 위한 한 봉사자의 제안으로 두분이서 함께 포즈를 취해서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할아버님께서 자꾸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는지 할머님은 웃으시면서 계속 눈물을 닦아 드리고...

밝게 웃으시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는 할아버님을 보면서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할아버님을 어루만지시는 것이었습니다.

봉사자가 다정한 포즈를 요구하니 할머님이 너무 꽉 껴 안는 바람에 아무래도 포즈가 어색해 보여서 그냥 팔짱만 끼라고 다시 요구를 하였습니다.

 

두분의 사랑 가득한 모습이 그 연세에서 느낄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고 무슨 사연이 있을법 해 보였지만 물어 볼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말로 표현 할수 없는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을 할아버님은 그 눈물로 대신 말하는듯 하였습니다.

걷지도 못하시고 언어 표현도 힘들어 하시는 할아버님을 보면서 병이 중해 보였습니다.

할머님의 마음속에는 그렇게 아프신 할아버님이 애처롭고 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겠지만 장수 사진을 찍는 다는 그 상황의 특별함도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배려해서 장수 사진이라고 하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장수 사진을 통해 죽음을 준비 하시는 모습은 장수 사진을 찍을때 마다 어르신들께 듣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영정 사진을 찍어 놓으면 갑자기 죽어도 자식들이 허둥대지 않을수 있어서 좋다는 말씀과 자식들이 영정 사진을 보고서 좋은 모습을 기억 할수 있도록 예쁘게 찍어 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장수 사진이 아닌 영정사진을 찍는 다는 기분으로 이 두분도 자리를 함께 하신듯 합니다.

장수 사진을 찍는 동안 어쩌면 두 분은 이별 연습을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웃으며 또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도 흘리며 그렇게 이별을 위한 준비 단계였는지도 모릅니다.

오래오래 사시라는 뜻으로 찍어 드리는 장수 사진이 아닌 이 두 분에게는 조만간 이별을 위해 그 오랜 세월동안 함께했던 고난과 행복의 시간을 정리 하는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장수 사진을 찍어 드리며 그 남겨진 자녀들이 부모님의 사진을 보면서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만 기억 되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아름답고 인자한 모습으로 수정을 해서 액자를 만들어 드렸었습니다.

이 두 분의 이별에도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만 남길 수 있도록 정성을 드리고 마음을 담아서 만들어 드리려고 합니다.

오래오래 그 가슴속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추억 할 수 있도록 하렵니다.

글·사진 | 임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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