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의 연원과 의미

鳥之將息 必擇其林, 人之求學 乃選師友

새가 쉴 때는 반드시 그 쉴만한 숲을 잘 선택해야 하고

사람이 배우고자 할 때는 스승과 벗을 잘 선택해야 한다.  

 -自警文 중에서-

 

1. 들어가는 이야기 - ‘산책’의 연원과 의미 -

 

  이 글은 사람들을 위한 사람들의 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문자가 발명되어 지식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가 공유되자 그 이전의 특수 소수층만의 전유물이었던 지식이 점차 균점화 될 수밖에 없는 지식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21세기를 건너면서 IT의 발견과 발전으로 대중의 지식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 현실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정보를 비롯하여 손안에 모든 지식을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알파고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사고를 능가하면서 커다란 충격을 가져오고 다시 한 번 인간에 대한 전반적인 반성과 점검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물질문명의 발전이 고도화 될수록 인간은 발명품에의 종속과 사고의 빈곤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새로운 과제로 남게 된 것입니다. 때문에 야기되는 인간에 대한 인간을 향한 윤리와 존재, 가치에 대한 상실과 정신의 망각을 체험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인문학이 필요하고 절실히 요구되는 소중한 이유입니다.

  덴마크 출생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음악회를 통해 처음 선보인 ‘living library’는 ‘휴먼 북’, ‘살아있는 책’ 등으로 불리웁니다. 이 글에서는 ‘산책’으로 하고자 합니다. 산책은 1. ‘살아있는 책’의 줄임말, 2. 散策 : 사전적 의미로‘ 느긋한 마음으로 한가로이 거닐음’, 3. 散冊 : ‘흩어져 있는 책’ 등의 새로운 의미 입니다. 일종의 ‘이벤트성 도서관’으로, 흔히 생각하는 도서관의 책을 상상할 수 있겠지만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책을 통한 간접 경험(독서)이 아니라 만나고자 하는 수요자의 입장에서 직접 전문가를 대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산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요자)들은 다양한 요구에 따라 전문가를 직접 만나는 흥분감에서 부터 시작하여 새롭고 놀라운 경험은 물론 전문가로서의 조언과 성공과 실패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으면서 살아있는 생생한 삶의 체험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고 놀라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평소 자신이 지닌 고유한 영역에서의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산책’의 경험을 통해 도저히 책으로는 만날 수 없는 ‘산책’을 현실에서 직접 만남으로써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입니다. 물론 타인의 진솔하고 진지한 삶을 통해 보다 나은 각자의 소질을 발견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함으로 궁극적인 심성의 계발과 행복의 추구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사람에 대한 다양성을 맛볼 수 있게 됩니다.

 

▲ 당현증 조합원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