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산책’의 필요성과 그 대상

▲ 당현증 조합원
  현대는 정보와 지식의 거대한 홍수 속에서 허덕이고 인간으로서의 존재와 가치가 망각되는 사태를 흔히 경험하고 마주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반하여 인간의 자기다움을 가질 수 있는 주관성과 존재감의 소멸을 절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언하자면 주체적 사고의 판단을 위한 명확한 자신감은 물론 의존적이고 단편적이며 확고한 스스로의 가치 정립의 부족함을 넘어 능력 또한 극히 미비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교육(제도)의 문제이고, 가치관과 사회윤리와 경제적 측면 등 복합적인 이유입니다.

  삶을 위한 교육의 방향이 생존만을 바탕으로 강조될 때 자본주의적 논리를 추종함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보다 차원 높은 인간 본질에 관한 도외시로 나타나는 현상이 부와 재화에 함몰되고, 이를 위한 필요성으로 교육의 방향은 당연히 본질을 잊고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잘못을 범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자연스런 현상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정보를 밟고 지식을 넘어 지혜에 이르기 위한 지난한 독서를 통해 자기 주관적 판단을 키우기 위한 확장된 개념의 ‘산책’으로서의 인간과의 직접적인 상호 교감을 필요로 하는 이유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작은 하루들의 궤적이고 걸어간 시간의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토대로 문자화할 때 누구나 한 권의 생생한 ‘산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있고 만날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한 현실 속의 인간인 ‘산책’입니다.

  그래서 활자화 되고 고정된 문서가 가진 아쉬움의 한계를 넘고 현장감이 있는 자리에서 묻고 싶은 이야기와 해주고 싶은 이야기의 울림이 깊고, ‘산책’을 마주한 그 현장에서 수정(修正)의 메아리를 체험할 수 있는 확장된 독서가 되는 명실상부한 ‘산책’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늦게나마 그 간의 몰입 교육의 폐해를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고자 지난 해 부터 ‘자유학기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예산을 학교에 지급했으나, 안타깝게도 그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나 모델은 극히 미미하거나 전무한 실정입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과 자기 선호도에 따라 해당 직업의 전문가 집단을 접촉하는 사례로 주로 공공기관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미봉책으로 소극적입니다. 외국에서의 교육이 가장 우선하는 것으로 전인적(全人的) 인격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우리의 동양 이웃인 일본에서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몰입교육의 커다란 폐해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우려함은 물론 이를 토대로 깊이 있게 분석하고 반성의 기회로 삼아 학교 교육의 프레임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을 전제할 때 각자가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천부적 소질과 후천적 재능은 분명히 구분되어지는 것인데, 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아주 늦게 알게 되어 안타깝기 그지없으며, 잘못된 교육과 사회적 시각으로 소중한 삶을 허비하는 경우를 매우 많이 경험하고 보게 됩니다.

  부모와 교육의 목적이 한 인간의 인격 완성에 합리성을 강조한다면, 타고난 각자의 천부적 소질의 발견은 인간의 일생을 위한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부모와 교육에게 주어지는 이유입니다. 소질의 발견이 빠를수록 당사자인 본인은 삶의 실현은 물론 사회와 인류에 공헌할 수 있음은 자명할 것입니다. 바로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산책’ 절실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교육이 독립적인 입장에서 제도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 참된 교육을 승화의 의미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완숙한 삶을 살아간 ‘산책’의 전문가들은 생생한 체험에 대하여 국가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 존재감을 느낄 것입니다. 물론 대담자로서 인생의 선배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생생하게 누릴 수 있어 그야말로 상호가 이익이 되고 삶을 상생시킬 수 있는 ‘산책’의 역할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교육을 교육 당국에 일임하고 지식을 사학(私學)에 의존해야 하며, 공교육을 탓하는 방관자적 입장에서 소중한 의미를 지닌 만남의 장에서 ‘산책’을 통하여 자신의 선호도에 의거하여 선택한 전문가를 만나 공동체 의식과 타인에 대한 배려는 물론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더 나은 내일을 즐거운 만남에서 삶을 탐색하기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필요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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