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에게 듣다

 ‘지역언론아~~ 우리 함께 COOP하자~’ 워크샵

 
편집자주>
 지난 7월 14일 경기도언론협동조합협의회(준)이 주최하는 워크샵이 부천 콩나물신문사에서 열렸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미디어국장이 ‘한국 사회의 미디어의 변화와 언론의 역할’이란 주제로 3시간동안 열강을 했다.
 이 경기도언론협동조합협의회(준)은 경기지역내 언론협동조합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서로돕고 같이 발전하자는 취지로 기사공유, 공동 광고기획, 공동 사업 등을 위해 모인 지역언론사 협의회이다. 1, 2차 워크샵을 통해 지역언론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언론 네트워크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하여 지역신문의 발전을 위한 ‘경기도언론협동조합협의회’를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1차 워크샵 강의내용을 지면에 실어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의 미디어의 변화와 언론의 역할’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
 
▲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미디어국장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국장은 1991년 겪은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밝히며 강의를 시작했다. 1991년 당시 진주전문대(지금은 한국국제대로 바뀜)에서 총학생회장 선거가 있었다. 이 때 운동권 총학생 후보가 대학역사사 처음 출마하여 일반 후보와 겨루고 있었다. 운동권 학생은 많은 여학생들이 지지하는 반면, 상대 후보는 체육과 학생들 지지가 많았다. 운동과정에서 체육과 학생들이 상대후보를 지지하는 여학생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았다. 위협을 느낀 운동권 후보가 당시 진주총학생회협의회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여, 선거 당일 경상대 학생 30여명이 1층 강의실에서 여유롭게 대기하고 있었다. 이 때 상대후보 체육과 학생들이 각목과 파이프를 들고 쳐들어가서 협박하고 꿇어앉히고 폭력을 행사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 경상대 학생 30명을 연행하고 19명을 구속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는 신문들
 
 이 현장에 있었던 김주완 국장은 그가 본대로 기사를 썼다. 그러나 다른 모든 신문들은 [빨치산식 대학시위 조직 20여개], [지리산 결사대 19명 구속], [극렬 소수화 운동권의 전위대]라는 제목으로 경찰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여 기사를 썼다. 이 일을 계기로 중앙일간지에서도 운동권을 매도하는 기획기사를 싣기 시작하고, 각 대학은 핵심으로 지목된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여 조직사건을 만들었다.
이것이 그가 목도한 지역신문의 현실이었다. 그래서 그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교사가 되려는 꿈을 접고, 제대로된 신문기자가 되리라 생각하고 마산경남매일 신문에 공채 기자로 취직하게 된다.
 
‘부실자본 축출, 독립언론 건설’
 
 경남매일신문도 다른 신문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94년 수습 딱지를 뗀 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부실자본 축출, 독립언론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파업을 하면서 1달간 신문발행을 중단하여, 사장을 쫓아냈다. 이후 경남 3대 건설사중 하나인 동승종합건설이 신문사를 인수했다. 직원들 월급이 오르고, 처우는 좋아졌지만, 기자들이 스폰서를 끼고 촌지를 받는 관행은 없어지지 않았다. 당시 “내가 차를 몬다면 촌지를 받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지금도 차 없이 활동한다. 차 없이도 경남에서 가장 많은 특정을 낸 기자가 되었다.
 
시민주주 경남도민일보 창간
 
 IMF가 와서 건설업체가 망하게 되자 신문사 부도가 났다. 못받은 퇴직금을 임금채권으로 해서 윤전기와 사무집기, 그간의 신문사 자료를 낙찰받아 새로운 신문을 만들기 위해 30명이 뛰기 시작했다. 9억5천만원의 주식 모금을 해서 99년 경남도민일보를 창간했다.
 그리고 2001년 10년만에 [지리산 결사대]로 몰렸던 진주전문대 사건을 다시 썼다. 이 기사로 이 일에 연루되었던 사람들의 누명이 벗겨지고, 민주화유공자가 되었다.
 김주완 국장은 말한다. “지역신문은 지역내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의 각종 현안이나 문제가 뭔지를알아야겠죠. 또한 그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공론장이 있어야겠죠. 신문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사훈 ‘약한 자의 힘’
 
 경남도민일보의 사시는 ‘약한 자의 힘’이다. 그리고 직원들 모두 주주로, 대표이사는 경영진추천위에서 추천하고, 청문회와 사원투표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편집국장은 대표이사가 지명하고, 청문회와 기자투표를 거친다. 격주로 노사공동위원회가 열려 참여민주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그리고 비판자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약점을 없애야 하므로, 촌지를 받지 않는 신문사 문화를 정착했다. 관공서 광고 의존도도 높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철회와, 밀양 송전탑, 핵발전소 등에 대한 비판기사를 싣자 경남도민일보에게만 지원예산을 끊었다. 그렇지만 큰 적자 없이 신문을 내고 있다.
 
도민의 명예를 복권하다
 
 창간이후 일본군의 전쟁범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가족 찾아주기, 이승만정권의 민간인 학살 사건, 공안사건 진상규명 등의 활동으로 오랫동안 빨갱이로 몰렸던 사람들의 명예를 복권해주었다. 특히 자유노련 부두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마산의 바웬사라 불리우던 노현섭씨는 전국유족회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용공’의 누명을 썼다가 50년만에 복권되어 기념사업회가 창립되기도 했다.
 
지역밀착, 독자밀착, 독자 참여보도
 
 어떤 것이 지역밀착 보도일까? 경남도민일보는 1년동안 매일 독자 1명에게 5가지 질문에 답을 해서 지역밀착 보도에 대한 답을 얻었다. 결론은 이웃의 이야기였다. 부음기사, 결혼기사, 동네사람, 인물 스토리텔링, 편의점 이야기 등에 우리는 공감한다. 사람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역민의 구체적인 삶속에 우리 사회의 모순과 해결해야할 과제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기사보다 사람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것이 사람들이 공감하고 반응이 뜨겁다.
 그리고 지역신문은 단순한 뉴스 기업이 아니라 종합콘텐츠 기업이다. 경남도가 갖고 있는 콘텐츠, 즉 전통시장, 역사, 유적, 인물, 음식, 골목길, 특산물, 토박이 말 등으로 [경남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냈다. [맛있는 경남],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풍운하 채현국], [강소농-작지만 강한 농업], [열두명의 고집인생] 등의 단행본을 냈다. 모두 지역 이야기이다. 초판이 완판되었다. 지금 나오는 수많은 책들이 독자에게 발견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지만, 자신의 삶터 이야기는 독자와 기자를 친밀하게 묶어준다. 이것이 지역신문의 강점이다.
 이웃과 이웃을 연결시켜주는 신문, 공론장이 되는 신문이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고, 이 지역공동체가 살아있어야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지역신문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론장이다.
 
정리 [파주에서] 임현주 기자 / 사진 [콩나물신문] 한도훈  임민아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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