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까지 차오르던 더위도 절기가 바뀌면 사라진다

 콩나물과 함께라면...

턱까지 차오르던 더위도 절기가 바뀌면 사라진다
 
▲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이사장 오산
  갑작스런 사드배치 발표와 이에 따른 반대 목소리, 황사처럼 서해를 넘어 밀려들 것만 같은 중국의 보복 움직임에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극복하고 통일염원으로 가동되던 개성공단은 기약없이 폐쇄되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여소야대 총선결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진경준, 홍만표에 우병우까지 청렴은 둘째 치고 염치를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통치자의 아집과 더위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데 전기료 걱정에 냉방기 하나 시원하게 틀어놓을 수 없으니 덥기만 하다.
 
  부천은 어떤가. 반대를 무릅쓰고 매각한 중동특별구역은 벌써부터 ‘개발이익은 업자가 가져가는데 그 부담은 온전히 시민이 감당할 것’이라 한다. 거기에 인근 지자체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동영상단지의 무리한 매각결정은 시민반발에 직면해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는 대장동 소각장 광역화 역시 문제다. 민·관협치 상징인 16년 역사의 부천지속협에 대한 김만수 시장의 대응은 시민단체를 대하는 시장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더나가 종합운동장과 대장동 그린벨트 개발계획에, 시장 권한을 벗어난 과학고 유치 발표까지 가히 폭주기관차를 방불케 한다. 여기저기 삽질공사에 녹지율 최저수준 부천은 그래서 더 덥다.
 
  지난달 콩나물신문은 파주, 강화, 거창 등 전국 6개 지역 언론협동조합들과 함께 ‘지역언론협동조합협의회’를 발족했다. 건강한 지역언론을 표방하며 창간한 협동조합들이 ‘연대와 협업을 통해 조합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며 조합원의 권익을 증대하자’는데 뜻을 모은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협동조합을 하는 것은 더디더라도 ‘여럿이 함께 가는 일’이다. 콘크리트 건물 숲과 아스팔트 열기 속에도 가끔 겨드랑이 사이에 부는 바람은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이지만, 그래도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 있기에 외롭지는 않겠다. 콩나물시루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창간 2주년을 전시·체험·강좌 등 3일간의 문화난장으로 진행해 조합원, 구독자, 시민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부설 평생교육원을 설립하고 조합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보다 폭넓고 체계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조합원을 중심으로 비영리민간단체인 ‘부천향토연구회 콩시루’를 조직하여 부천을 스토리텔링하고 있다. ‘십오야’는 조합원이면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는 ‘품앗이 강좌’이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들이 밤에 하는 토크쇼 ‘십오야’를 통해 다양한 조합원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리빙 라이브러리)를 듣고 있다. 강좌 이후 ‘시낭송모임’과 ‘자기성장모임’ 등 학습동아리가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콩나물시루가 더욱더 촘촘해지고 있다.
 
  오는 11월이면 조합 창립 3주년이 된다. 곧 망할 것만 같던 콩나물신문이 3년을 버텨오고 있다. 이번 3주년 기념행사는 좀 폼 나게 해볼 생각이다. 향토연구회 성과를 기록한 책의 출판기념회와 조합원들의 축하공연, 그리고 전시가 어우러진 축제로 말이다. 일상이 덥고 답답하다면 콩나물신문으로 오라. 함께 어울리다 보면 ‘견디는 힘’도 커질 것이다. ‘이상을 일상에서’ 실현해 보자. 콩나물신문과 함께라면 가능하다. 스치는 인연에도 함께 성장하는 ‘콩나물시루’에서 놀아보자. 더 커지고 더욱더 촘촘해진 콩나물시루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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