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맞는 옷과 충분한 물 등 준비

숲에 갈 때 무엇을 챙길까요?

 

글Ⅰ 정문기 조합원

지난 호에는 언제 숲에 가면 좋은지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하루 중에는 오전에 가고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덥거나 춥거나 사계절 모든 날씨를 가리지 않고 경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지금까지 몇 달에 걸쳐 숲에 가기 위한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누구랑 , 어디로,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면 좋은지 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가기만 하면 될 것 같네요. 그런데 막상 숲에 가려고 마음먹고 짐을 챙기려는데 무엇을 챙길지 고민되시는 부모님들을 위해 이번 호에는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아이는 부모와 다릅니다.

보통 숲 혹은 산에 올라갈 때 어르신들이 챙기는 것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2가지 있습니다. 바로 ‘돗자리’와 ‘먹거리’이지요. 산 중턱 좀 시원해 보이는 곳에 돗자리 하나씩 깔고 앉아 경치구경, 술 한 잔, 낮잠, 이야기 등을 주로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갈 때도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면 아이가 원하는 숲을 체험할 수 없겠지요. 해서 준비물 중에 우선으로 두어야 할 것은 돗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챙겨할 것은 옷과 물이지요.

 

계절에 맞는 옷과 충분한 물

숲 유치원이 활성화 되어있는 독일에서는 “나쁜 날씨는 없다. 다만 나쁜 복장이 있을 따름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계절을 경험하기 나쁜 상황이란 없으며 단지 아이들의 복장을 잘 살피면 된다”라는 것이죠. 독일 유치원에서 추구하는 교육은 자연에 대한 경험을 단편적인 것이 아닌 자연 전체를 향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램 일 뿐 아이가 살아갈 자연과 세상은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지요. 옷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디자인이 아닌 체온유지 등을 위한 기능에 있다는 것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여름에도 긴팔, 긴바지를 입어 모기, 풀 등을 예방하고 자켓, 장갑, 신발 등으로 비, 눈, 추위를 막습니다. 물은 체온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의 신체 기능이 원활히 움직이려면 물이 필수이기 때문이지요. 간식보다 상온의 물을 잘 챙겨주세요. 혹 ‘음료수도 괜찮지 않아?’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이들의 몸을 생각한다면 음료수가 아닌 물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 아이 모두 배낭을 메자

배낭은 소유자인 아이나 부모님이 원하는 세상을 담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이 배낭에 대한 권한과 책임도 아이 스스로에게 있어야 하죠. 그래서 배낭은 아이나 부모가 모두 하나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넣고 싶은 것을 넣고 빼고 싶은 것을 빼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으로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어쩔 수 없지만 메고 싶다는 아이를 안 된다고 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배낭에는 각자가 먹을 간식과 물, 여분의 옷, 놀이할 도구 등을 가지고 가면 될 것입니다. 자신이 계획한 만큼 챙기고 놀이도 실행하는 것이지요. 종종 아니 자주 아이의 계획과는 다르게 실행되겠지만 그러한 시행착오가 아이들을 성장시킬 것이라 믿습니다.

 

게임기’, ‘핸드폰’, ‘장난감은 안 돼

아이들에게 자극적인 물건을 숲에 가져가시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숲은 수동적인 곳이라 자극적인 물건이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게 되기 쉽습니다. 가져는 가지만 보지 않고 놀지 않고 가방이나 주머니에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 속 저 깊은 곳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부모들도 유혹 앞에 인내하기는 쉽지 않은데 아이들은 더욱 어렵지 않을까요.

가급적 부모님들도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가져가셔도 꺼내지 않고 자연을 적극적으로 체험하려는 노력이 아이는 물론 부모님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입추와 말복이 지났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도 이제 한풀 꺾이고 가을로 접어 들어갑니다. 선선하면 더욱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숲을 찾아 산으로 오게 되죠. 더 늦기 전에 아이와 함께 인근 산으로 가셔서 여름의 푸르름과 가을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번 주에 시작해 보세요. 아이와 자연을 느끼려는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매월 첫번째 금요일 오전 11시 아름다운가게 송내책방에서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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