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같은 정치

 

2016년 여름, 더워도 너무 덥다. 계속되는 열대야로 몸은 지쳐가는 데 더욱 불쾌지수를 높이는 것은 전기료가 아니라 정치다. 부천 역시 폭염보다는 정치 때문에 짜증나게 덥다.

선출된 지방권력이 시민이 위임한 권력으로 공공재를 함부로 매각하는 등 시민의 뒷통수를 제대로 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장이 시민혈세 900억 들여 과학고를 추진중인데 이렇게 되면 부천의 다른 평준화 고교는 2류 학교로 서열화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오히려 서울은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판인데 금수저 1%만을 위해 부천시 재정을 쏟아 붇겠다는 부천시장은 6년 전 보편복지 하겠다던 그 시장님이 맞나 싶다.

부천시장 본인이 2013년에 특목고의 유치를 바라는 시민의 염원은 높지만 현행 상급기관 교육방침상 확대가 어렵습니다. 설령 유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지역학생들의 입학허용 상한비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특목고의 지역유치는 결코 우리 학생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는데 오늘은 손바닥 뒤집듯 다른 말을 한다.

게다가 재원은 상동영상문화단지를 판 돈이라는데, 상동영상문화단지는 부천시장 땅이 아니라 시유지이다. 상동영상문화단지 광활한 땅은 시민적 합의도 없이 마음대로 팔아도 되는가? ’참여와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던 6년 전의 그 약속은 갑자기 사라지고 일방통행식 독선과 불통만 있다.

게다가 상동영상문화단지에 초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부천의 지역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 3년 안에 지역상권의 매출이 반토막이 난다.

영상단지 매각과 신세계몰 유치를 민주당 시장이 앞장서고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에서 승인했다. 선출된 대리 권력이 시의 공공재를 함부로 매각, 재벌을 데려와 시민의 밥줄을 끊고 교통지옥과 매연으로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지역의 골목상권이 위태로운 이 마당에 지역구 민주당 국회의원 4명이 뭔가를 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경제민주화를 자임하면서 서민경제 몰락을 수수방관 혹은 조장하는 민주당을 보면 기성정당에서 정치하기는 한 입으로 두 말하기, 후안무치를 주특기로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디 지역뿐이랴 중앙정치는 어떠한가?

봄의 사이다 같은 승리는 어디가고 무늬만 ‘여소야대’, 국회는 세월호 진상규명은 커녕 무능부패 집권세력의 전횡조차 막지 못하고 있다.

88년 안방에 생중계되며 전 국민적 관심과 호응 속에 진행되었던 ‘5공 청문회’는 13대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낸 역사 바로 세우기, 광주학살 진상규명이었다. 88년 같이 시원한 여소야대, 민생국회를 기대했던 국민의 바램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이 국민은 거리로 나와 사생결단 단식을 해야 하고 집회했다고 징역5년을 선고받아야한다. 경제민주화 하겠다던 약속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제1야당 강령에서 ‘노동자’를 빼냐 마냐 해프닝에 최저임금은 또다시 440원 쥐꼬리 인상, 작년 인상률에도 못 미친다.

2016년의 여소야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줄 사이다 같은 정치는 바랄 수 없는 건가?

신현자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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