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놀이터, 공터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는 어떤 곳일까?

 

지난 호에는 숲에 갈 때 챙겨야 하는 준비물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어른들이 산에 가면 필수로 챙기는 돗자리와 과다한 음식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었지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오히려 챙기지 말아야 할 것인데요.

핸드폰, 장난감 같은 숲을 만날 때 방해가 되는 것을 가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이번호에는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 공간인 놀이터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자유로운 놀이터

일본 동경에 건축가인 ‘타카하루 테즈카’가 만든 최고의 유치원이 있습니다. TED(미국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강연회)동영상을 통해 만난 이 유치원은 1층짜리 건물이고 원형으로 생겼습니다. 옥상이 개방형으로 운동장의 트랙처럼 연결되어 있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한 바퀴를 막힘없이 뛰어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유치원의 아이들은 평균 4km를 달립니다. 걷는 것이 아니라 달립니다. 남자아이들은 아침에만 6km를 달립니다. 특별한 목적도 없이 달리죠.

이 유치원은 아이들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고 지나친 보호를 하지 않으며 때때로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성장한다고 믿고 있지요. 저는 아이들도 이런 환경의 놀이터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하지 않는데 아침에 8km를 뛰라고 한다면 뛰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요?

 

위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놀이터

EBS 다큐프라임 ‘놀이터혁명’에서 놀이터에 대한 방송을 한 적 있습니다. 내용은 우리나라의 놀이터와 외국의 놀이터를 돌아보며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내용이었지요. 놀라운 점은 외국의 어린이 놀이터는 우리 기준으로 봤을 때 위험한 놀이터였다는 거지요.

놀이터를 만드는 기준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위험물과 시간의 흐름을 기억하는 친환경적인 기구로 이뤄져 있고 다양한 모습을 띄었습니다. 그들의 안전 기준은 ‘부러져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어떤 상처도 괜찮다’였습니다.

우리의 안전기준 보다 훨씬 넓고 허용적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장애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놀이터, 공터

우리의 놀이터는 어떤가요? ctrl+c, ctrl+v 한 것 같이 똑같은 놀이터가 넘쳐나고 위험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반환경적인 코르크 바닥으로 깔아 놓은 알록달록 놀이터이죠. 지금까지 말씀드린 놀이터와 매우 상반되는 놀이터들입니다.

아이들의 놀이에 맞춰져 있기보다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에 불과하죠. 그나마 이런 놀이터도 없어 아이들이 놀 곳이 없는 곳도 많습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곳이 놀이터니까요. 그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놀이터의 여러 기구가 아니라 공터입니다.

어릴 적 기억을 되돌려 보면 우리의 놀이터는 공터, 골목인 경우가 많죠. 우리 아이들에게도 함께 놀 친구들과 공간이 필요한 것이죠.

앞서 설명 드린 일본의 유치원과 유럽의 놀이터 등은 일부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놀이 전문가 편해문 선생의 여러 책들과 세이브칠드런의 ‘놀이터를 지켜라’ 등을 통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고 도전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허용적인 문화가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글 정문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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