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가드닝은 버려진 공간이거나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을 활용해요. 처음 이 운동이 시작했을 당시, 사유지든 공유지든 이들에겐 중요치 않았어요. 땅을 땅답게 사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죠. 땅은 방치되는 경우, 주차장이나 쓰레기장, 혹은 범죄가 일어나는 장소로 변하기 쉽요. 게릴라 가드너들은 이곳을 정리하고 꽃을 심습니다. 땅 주인에게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겁니다.
게릴라 가드너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꽃이 필요한 장소를 물색합니다. 그리고 날짜와 시간을 정한 뒤 모이는 거죠.
삼정동 담벼락은 주민들이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습니다. 이번엔 색다르게 2m크기의 화단을 만들고 그 위에 패랭이꽃을 심었습니다.
화단을 만드는 시간은 약 3시간이 걸렸어요. 가드너들은 우스갯소리로 “게릴라가 아니라 정규군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화단을 정말 정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동네 할머니는 마실 나왔다가 좋아했습니다. “여기 담벼락은 늘 쓰레기나 자동차가 세워놔서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꽃을 심어주니 기분이 좋다.”고 말입니다.
다른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한편 우려를 내비칩니다. “주인이 없기 때문에 이 꽃들은 다 뽑혀나갈 거예요. 그리고 물은 누가 주나요?”라고 했어요.
공유지의 비극이죠. 하지만 내 것처럼 생각하고 아낀다면 유지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게릴라 가드닝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문제의식을 심어주는 겁니다. 그리고 시민이 주인이라고 마음먹는다면 문제의식은 주인의식으로 바뀌겠죠.
박새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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