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초대형 복합쇼핑몰과 부천시민 삶의 질

 

‘부천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 저지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지난 9월 23일(금)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 회의실에서 개최되었고, 이 자리에서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이 가져올 심각한 문제와 다양한 제안이 논의되었다.

기조발제를 맡은 양창영 변호사(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는 “대형마트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준대규모점포(SSM)까지 더해져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들이 설자리는 줄어들어 위기에 직면했다.”, “대형유통업체들은 새로운 판로를 찾기 위해 복합쇼핑몰 입점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복합쇼핑몰이 입점한 지역의 인근 중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상권에서는 매출감소로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복합쇼핑몰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설 경우) “대기업 중심의 복합쇼핑몰 난립은 우리나라 중소유통의 시장 잠재력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중산층 붕괴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최민성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말을 인용했다.

그럼에도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적용되는 한달에 2회 휴무와 심야영업 제한도 받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선진국에서는 대규모 판매시설 입정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매장면적 800㎡ 이상의 대형소매점은 주거지역과 촌락지역을 제외한 도심부와 특별상업구역 등에만 입점이 허용된다. 이와 함께 기존 상권 매출액의 10~20%가 감소하는 피해가 예상될 경우 ‘소매유통업칙령’에 따라 지자체별로 대형소매점 출점을 제한한다.

따라서 민변에서는 더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으며 핵심내용은 “대규모점포 중 복합쇼핑몰, 대형아울렛 등 그 용도로 쓰이는 바닥면적이 10,000㎡를 초과하는 대규모점포는 상업지역 안에서도 원칙적으로 건축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하는 특별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계획적 규제”라고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들로부터도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안성봉 과장(부평구청 경제지원과)은 “부천시가 코스트코 입점은 반대하면서,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반된 정책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반경 3km내에 위치한 부평시장과 지하상가, 갈산.삼산지역의 상권이 심각하게 잠식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유섭 국회의원은 “부천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컨소시엄은 신세계프라퍼티 50%, 신세계 10%, 외투 40%로 구성되어 있으나 외투가 참여의사를 철회하고,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는 공모지침서상 단일 출자자”라며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내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에 참여한 경우에 해당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으로 더민주당 을지로위원장으로 민변과 함께 복합쇼핑몰 규제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신세계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제시한 GICR은 부천, 동대구역, 청라지구 등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름을 가졌지만 같은 위치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라며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철저하게 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다.

부천지역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필자는 “부천의 인구밀도는 전국 2위로 서울 다음이고, 산림은 18.9%에 불과해 수원(21.9%), 성남(50.7%), 안양(51.6%) 등 주변도시에 비해 심각하게 부족하고, 부천의 1인당 공원면적은 8.38㎡로 경기도 1인당 공원면적 21.64㎡, 전국 1인당 공원면적 26.4㎡에 비해 큰 차이로 부족하다. 따라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녹지 한 평도 아끼고, 도시 외곽의 건강한 산과 하천의 기운을 도심 내부의 공원, 가로수, 아파트 상가 연립주택 자투리 땅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부천시청 옆 시민의 땅 4,680평을 매각하여 46층 주상복합아파트 6개동이 들어설 예정이고, 신세계 초대형 복합쇼핑몰도 추진되고 있어 오히려 시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한 바 있고, 장정구 정책위원장(인천녹색연합)은 “부천,부평,계양은 환산산맥에 둘러쌓인 분지형 도시로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상동영상문화단지는 세 개 도시의 중심부에 해당되는 데 이곳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추진한다는 것은 세 개 도시 상권에 미칠 영향도 크지만 굴포천을 따라 분지형 도시 중심에 들어오는 바람길도 막게 되어 최근 유해성이 크게 문제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훨씬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삶의 질에 미칠 악영향을 강조하였다.

상동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2015년 9월 24일, 부천시로부터 ‘신세계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오고 있고, 지역경제와 환경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다. 또한 부천시민 300여 명이 제기한 주민감사청구가 9월 28일(수) 경기도에서 승인되어 조만간 경기도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천시는 이제라도 이런 문제제기에 대하여 이해당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협의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글| 김기현 / 사진 | 임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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