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놀 수 없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 된 날, 네 살배기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어주면서 “절대 벗으면 안돼 오늘은 공기가 안 좋은 날이야 알겠지?”. “엄마 마스크 쓰고 어떻게 뛰어놀아, 답답하다 말이야.” 몇 번이고 다짐을 받아보지만 아이가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닐 수 없다는 걸 안다. 봄철 반짝하고 사라지는 황사와 달리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철에도 미세먼지는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입과 코만 가리는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아이의 시선도 좁게 만들고 무엇보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로막는다. 참 답답하고 불편한 마스크가 미세먼지 같다.

‘파란 하늘이 사라진 슬픈 나라’

심각한 미세먼지 지수를 연일 보면서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이란 책이 떠올랐다. 화학 살충제 살포로 알의 껍질이 약해져서 부화하는 새들이 사라지고 더 이상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 책은 봄의 소리, 새들의 소리가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 바뀌는 짤막한 우화로 환경오염의 인식을 심어주었다. 책을 떠들어 보면서 미세먼지 오염으로 우리는 어쩌면 숲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콧노래 소리,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사라지게 되는 건 아닐까 극단적인 연결일지 모르지만 미세먼지가 점점 심각해진다면 매캐한 냄새가 나고 눈이 따끔거리고 목이 칼칼하고 숨쉬기가 불편하다면 야외활동을 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실내 수업으로 대체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2016년 올해 봄(3~5월)동안 미세먼지 지수가 100㎍ 이상인 날이 무려 20일 이상이었다. 80㎍이상이면 나쁨 수준으로 어린이와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라는 예보가 발령된다. 한 달 정도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로 발령되면 바깥활동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생긴다. 미세먼지 피해는 심각하기 때문에 야외활동이 걱정스럽고 반면 성장기 몸 운동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미세먼지로 인한 야외활동 제한이 계속 이어진다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봄철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목련, 벚꽃 개나리 진달래꽃들이 만발하고 나뭇잎들이 돋아나고 정말 나들이하기 딱 좋은 시기다. 아이들은 무조건 나가 봄을 온몸으로 맞이해야한다. 산으로 들로 신나게 뛰어놀고 화전 부쳐 먹고 쑥개떡 만들어 먹고 따스한 햇볕 아래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펴는 정말 활기찬 날들이다.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를 보면 흐뭇하다. 몸으로 실컷 놀고서 얼굴에 펼쳐지는 해맑은 미소와 웃음소리가 정말 보기 좋다. 이런 밝은 미소는 자연 속에서 숲과 들판에서 놀 때 받을 수 있는 에너지다. 밝은 에너지를 누리지 못하고 자란다는 것은 비극이다.

점점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최근 2,3년 동안 미세먼지란 존재는 일상이 되었다. 뿌옇게 가려진 시야. 매캐한 냄새, 민감한 사람은 목과 코가 간질거리고 텁텁하다.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은 이웃나라인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니 더욱 해결책이 어려운 상황이다. 13억 인구, 우리나라(남한) 땅의 90배 크기의 어마어마한 큰 나라 중국, 세계의 제조업 공장들이 중국으로 몰리고 석유화학 산업개발을 시작했으니 앞으로 더 대기오염은 심각해질 것이다. 13억 인구가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일회용품, 자동차 매연, 소각장 매연과 공장 매연으로 중국은 방독면을 써야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이 대기오염 물질이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있는데 중국발 스모그는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ㆍ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중국 탓만 할 순 없지만 현재 대한민국 미세먼지 대기오염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다.

 

빨리 빨리 미세먼지를 줄이자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틀고 마스크를 쓰는 일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인데, 아이들이 오염된 환경 속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파한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빼앗은 셈이다. 어른들은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이라도 시작해야한다. 빨리빨리는 이럴 때 필요한 말이다.

9월1일 남해상에 태풍이 발달하여 바람이 세게불어 미세먼지 싹 사라지고 파란 하늘 멋지게 열리던 날 “비나이다 파란하늘 비나이다.”

글/사진 박은애 (산어린이집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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