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에서 그동안 해주었던 것처럼 확고하게 공간 마련을 해주어야 한다

부천시 교복물려입기 운동 이대로 중단되나?

 

 

무려 19년이나 부천시 서민들을 위한 교복 물려 입기 운동을 펼쳐온 부천 녹색가게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부천시에서 각 구청을 폐지하기 전에는 각 구청별로 녹색가게가 있었다. 하지만 구청이 폐지되면서 옛 구청에 있던 녹색가게는 폐쇄되었다. 단, 원미구청만 건물 뒤편 가건물에서 사용하던 것을 옛 원미구청사 지하로 공간을 옮기는 과정에서 무상으로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부천시는 부천교육지원청이 직영을 해야 무상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 1,400만여원에 달하는 임대료이다. 이에 부천녹색가게 최현수 회장을 만나 상세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편집자 주>

Q 녹색가게에서 봉사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A 8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녹색가게에서 봉사할동 하신 분도 있습니다. 무려 19년이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지요.

저희 봉사자들이 도시락 싸들고, 버스비 내고, 아까운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부천에서 가난한 학생, 학부모들을 위함입니다. 교복 하나 새것으로 장만하려면 20만원 이상이 듭니다. 그러나 저희 녹색가게에서 구입하면 교복 한 벌에다 스커트, 치마, 타이, 셔츠 등까지 포함해서 21,500원밖에 들지 않습니다.

 

Q 매년 교복 물려입기 행사를 하는 걸로 아는데요?

A 매년 시청 로비, 소사구청 대회의실, 오정구청 지하 녹색가게에서 새학기를 앞두고 중,고등학교 교복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대략 4~5천명이 참여합니다. 행사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주고 있습니다.

이때 교복을 파는 분들에겐 90%를 보전해 주었습니다. 10%는 홍보를 위한 온라인 등 비용에 쓰였습니다. 이때 팔리지 않은 교복들은 사인을 받고 기증을 받습니다. 원래는 부천YMCA 녹색가게 예산으로 진행하다 가 2014년부터 부천교육지원청으로부터 차량지원비, 교복세탁비, 운영위원들 식비 정도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물론 자원봉사자 분들의 수고비는 없습니다.

Q 예전에는 각 구청에 녹색가게가 있었는데요?

A 맞습니다. 제가 오정구청 지하 녹색가게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오정구청 관내 13개 학교의 교복이 다 준비되어 있었지요. 원미구엔 30학교가 있는데 모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소사구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3 군데 분산해서 있으니까 소비자인 부천시민 입장에선 아주 편리했지요. 그런데 행정복지센터가 들어오면서 공간을 새로 배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2015년 11월 30일자에 오정점과 소사점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녹색가게에선 부천시장 면담 요청을 포함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여기 원미 녹색가게는 12평 정도로 제일 작습니다. 원미구 30여개 학교 가운데 교복 2,783만 현재 진열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머지는 박스 째 쌓여있지요.

부천교육지원청이 적극 나서서 부천시청에 장소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송내동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도 적극 나서주었구요. 그리하여 송내 어울마당 5층 일부 공간에서 5월 16일부터 교복은행을 시작했습니다. 오정구청, 소사구청 합동으로 진행한 거지요.

 

Q 그런데 부천여성청소년과에서 장소를 폐쇄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는데요?

A 부천시 여성청소년과에서 6월 23일 교복은행 이 ‘청소년활동진흥법 위반’이라며 ‘교복은행을 폐쇄할 것’을 송내동 문화의 집에 시정 명령으로 보냈습니다. 이에 부천시 정책을 이해 할 수 없어서 7월 19일에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7월 20일에 항의집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Q 그런데요?

A 부천시에서 저희에게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소통하자구요. 그래서 부천시 참여소통과 과장, 여성청소년과 과장, 회계과 팀장, 정재현 시의원, 부천교육지원청 담당 팀장, 부천YMCA 녹색가게 임원들이 긴급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는 “원미구청 별관에 있는 녹색가게 원미점을 옛 원미구청 지하로 옮기되 최소 25평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9월말에 이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합의를 했습니다.

 

Q 3자가 합의한 데로 진행하면 되었을 텐데요?

A 그러게요. 9월 24일 원미구청 지하 칸막이 공사를 한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그런데 캄캄해서 공사를 하지 않는 걸로 알았습니다. 26일 월요일 12시쯤 자원봉사자 보고 지하에 내려가 보라 했더니 점심시간이라 해서... 제가 부랴 부랴 원종동에서 차 타고 왔지요. 그런데 보니까 칸을 다 쳐서 줄자를 가지고 재 보았습니다. 25평 준다고 했으니까 그게 안되면 항의를 하려고 한거지요. 제 보니까 23평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항의전화를 하다보니까 녹색가게 이남희 실무자와 전화 연결이 되었어요.

방금 부천시청으로부터 공문이 왔는데 교육청이 직영을 해야 한다고... 직영을 하지 않으면 임대료인 약 14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몇 시간만에 사건이 터진 거지요.

Q 19년 동안이나 무상으로 써 온 관례가 있는데... 하루 아침에 바뀐 거네요?

A 녹색가게가 떼돈을 버는 곳도 아니고 자원봉사자들 봉사의 힘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겨우 부천교육지원청에서 지원을 해줘서 적자는 면하고 있지요.

 

Q 부천시 환경정책과에 질의해보니... 부천교육지원청이 직영을 하지 않고 위탁 운영하면 임대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는데요. 부천시에서 행자부 등에 문의했더니 “삼자 위탁은 직영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얻었고, 그럴 경우 회계상에 저촉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는데요?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교육청 직영 문제로 인해 녹색가게 일이 스톱이 된 상태이다. 교육청에 알아 본 봐 직영이 현재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래서 교육청과 협의해서 녹색가게 공간 사용 비용만큼 내년도 예산에 올려 집행을 해주겠다”고 답변했는데... 거기에 대한 의견은요?

A 부천시에선 공유재산 물품관리법에 명시된 것을 근거로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행으로 해왔던 것을 바로 잡겠다는 거지요. 좋아요. 바로 잡는 것은... 19년동안이나 수많은 봉사자들의 손에 손을 거쳐 이룩한 교복 물려입기 성과를 하루 아침에 뒤엎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부천시 환경정책과에서 내년도 예산에 올려 집행을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믿을 수가 없어요.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지금도 학부모들로부터 빈번하게 전화가 오기 때문입니다. 부천시에서 예산이 올린다고 해서 바로 통과될지 의문이고... 부천교육청엔 공간이 없고, 학교에다 공간을 마련하려고 해도 학생들 수업에 방해된다는 여론이 높아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부천시에서 그동안 해주었던 것처럼 확고하게 공간 마련을 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천녹색가게 교복물려입기 운동은 전적으로 부천시 서민들을 위한 정책입니다. 부천시가 서민들을 위한다면 당연히 대안 마련을 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