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 신지윤그림일기

7살 여름... 경험을 글로, 그림으로

설명하고 감정표현을 시작했다.

마냥 아가처럼 울고 웃고 화내는 것으로 감정을 드러내왔는데 어느새 그림일기를 제법 쓴다. “오늘 무슨일 있었어?” 라고 물으면 굵직한 일과를 읊어대던 7살의 봄과 달리 유치원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상을 일기로 적고 있었다. 그림엔 언제나 부연 설명을 곁들여 이야기가 길어지지만 듣고 있는 시간이 즐겁다. 가끔 성의 없는 그림과 짧막한 한 두 줄의 문장으로도 그날의 기분을 반영하니 아이가 잠든 시간 몰래 보는 재미도 있다.

글 | 윤평화 조합원

여덟 살 시인

올해 1학년이 된 우리 지환이와 같은 반 친구 하은이. 하은이의 집이 학교 바로 옆이라 학교를 마치고 하은이네 집에 자주 놀러 가는데 어느 날 하은이가 “이모~제가 쓴 시 보여드릴까요?” 라고 물으며 원고지를 가져온다.

우선 원고지에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내 짧은 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가슴이 따뜻한 기운으로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따뜻한 시선이 담긴 시의 내용 때문이기도 했고, 시를 써내려가며 여덟 살 하은이의 마음에 어떤 감정과 생각이 흘렀을까를 더듬어보니 그 마음이 나에게까지 전이가 된 탓이기도 했다.

하은이의 시를 읽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여동생이 하은이처럼 여덟 살 일 때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던 공책이 생각났다. 벌써 30여 년 전의 일로 그 공책에는 꽤 많은 양의 시가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지금은 여러 편의 시 중 ‘몽당연필’이란 시의 제목만 기억날 뿐이지만, 여덟 살 동생이 보여주었던 세상에 대한 섬세한 시선과 따뜻한 감정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30여 년 전 시를 쓰던 꿈나무는 지금 국어 교사가 되어 또 다른 꿈나무들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금 시를 쓰고 있는 꿈나무 하은이는 앞으로 어떤 꿈들을 키워나갈까?

“하은아~이모도 하은이의 꿈과 미래가 궁금하단다. 그리고 이모도 너와 너의 꿈나무가 참 좋단다. 지금처럼 크자~”

글 | 권미선 조합원

 

<꿈나무>

▲ 꿈나무, 시(詩)

꿈나무야, 꿈나무야

네 꿈은 뭐니?

꿈나무야, 정말 너의 꿈이 뭐니~?

궁금해, 알려줄 수 있니?

꿈나무야, 꿈나무야

나의 미래를 알려줘!

꿈나무야, 꿈나무야

나는 너가 참 좋단다.

▲ 매미, 시(詩)

<매미>

매미야, 매미야 어디 있니?

매미는 얼마나 힘들까?

매미는 얼마나 추울까?

매미야, 매미야

따뜻한 이불을 덮어줄게

따뜻한 여름, 가을 보내~~!

▲ 매미, 시(詩)

지은이 | 부천부흥초등학교 1학년 박 하 은

 

무위자연

▲ 감나무, 시(詩)

봄은 따뜻한 햇살로 추위 녹이고

온갖 싹을 내고 꽃 피웠음에도

자기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고

무심하게 여름으로 넘긴다

 

여름은 강렬한 햇살 비바람 속에

온갖 열매 제 모습으로 맺게 하였음에도

자기 능력이라 내세우지 않고

미련 없이 가을로 넘긴다

 

가을은 부드러운 햇살과 찬이슬 머금고

탐스럽고 알찬 열매 익혔음에도

자기 바구니에 그대로 담지 않고

집착 없이 겨울로 넘긴다

 

자연은 제 때 제 할 일 다 하고

소유하려거나 집착하기 않기 때문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스스로 그러할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송내동 사랑방 카페에서 생태교육 연구소 유종반 대표님 강의 “우리 철 들어볼까?”를 듣고 여운이 남았던 시 한편 콩나물신문독자들과 공유합니다.

주말 아침 지인이 보내준 단감을 손질하며 생각합니다. 농부의 땀방울과 지인의 마음과 그리고 단감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해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들에게 남편에게 말합니다. “우리 단감 속에 들어있는 해 맛은 어떤지 먹어볼까?^^”

글·사진 | 문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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