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내며

 

                                                 한도훈 시인

 

몸도 자꾸 쓰다보면 녹이 스는가

살도 바람결에 흩어지고

가슴을 똑똑 두드렸을 때

당신은 빼꼼 문을 열어줄 것인가

낯선 우주여행에서 돌아온 듯

바람 인 듯

단풍잎 인 듯

그렇게 무심히 바라보다가

올 가을, 지상의 모든 신(神)들

뼈만 남은 얼굴에 푸석푸석 바람이나 들겠지

손도 없고 지느러미도 없어

어떻게 하늘을 헤엄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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