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관계 없음을 알립니다.
약 10분 전의 이야기.
통장잔고가 매우 괴로워 로또나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판매점 안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한 남자 한분이 촛불시위 장면을 내보내주고 있는 티비를 보며 화를 냈다.
 
"저것들 다 돈 받고 하는거잖어. 막 몇만원씩 준대매."
 
마치 동의를 구하는 듯이 나와 판매점 주인을 번갈아 쳐다보기에 왠지 심술이 나서 대답 해줬다.
 
"보통 20만원 넘게 받아요 저분들."
 
"......진짜?"
 
"네. 저도 주말마다 받는데요?"
 
'이런 빨갱이 새끼가?' + '가만 이거 진짠가?'
가 버무려진 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그 분은 다시 한번 조심스레 내게 물었다.
 
"....어디서? 누가 줘?"
 
"주말에 집회 가서 피켓 같은거 있잖아요? 그거 들고 막 탄핵하라고 소리 지르고 있으면 누가 와서 슬쩍 주고 가요. 한번에 안주고 3만원, 5만원씩 집회 끝날 때 까지요. 주변에서 다 체크하고 주는거 같아요."
 
입을 헤 벌린 채 한껏 커진 눈으로 엄청난걸 알았다는 듯한 그를 뒤로 하고 나왔다.
 
그가 내 뻥을 믿든 말든 그 이후 어떻게 행동하든, 역시 빨갱이들이었어 하고 온 동네에 소문을 내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난 그냥 나와 정 반대의 포지션에 서 있는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싶었을 뿐이었던 것 같다.
 
 
P/S
저녁 내내 고래고래 퇴진을 외치다가 조심스레 옆 사람에게
  "근데 돈은 왜 안줘요?"
"아 그거 저번주까지로 행사 끝났어요. 박근혜가 주지 말랬다던데요."
" ............ 야이 XX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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