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삶의 질 개선보다 홍보성, 선심성, 행사성 예산 많아

참여예산 시민위원회에서 제기된 시민의견은 묵살

2017년 부천시 예산은 1조 4,629억원(일반회계 1조 1,197억원, 특별회계 3,432억원)으로 전년대비 759억(일반회계 469억원, 특별회계 1,128억원)이 감소되어 부천시에서 작성한 예산 개요에도 “세출수요 폭증과 자체세입 정체에 따른 재정 부족이 심각한 실정으로 금년도 예산편성은 전체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신규사업은 재원계획의 실효성에 따라 투자여부를 검토”라고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요와 달리 시민의 눈으로 본 ‘2017년 부천시 예산(안)’은 홍보성, 선심성, 행사성 예산이 많다. 또한 부천시는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에 따라 ‘참여예산 시민위원회’를 5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예산 시민위원회에서 제기된 시민의견은 묵살한 채 예산을 편성하였다.

 

홍보성 예산 증액

‘홍보성 예산’은 ‘신문 등 간행물 구독관리’를 현재 1억 3천 3백만원에서 무려 2천 4백만원 증액하여 1억 5천 7백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증액된 2천 4백만원은 뉴스서비스 구독료로 당초 2개사에서 4개사로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앙언론 예산을 증액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또한 ‘행정광고’ 역시 현재 3억 7천 920만원에서 무려 1억 1천만원이 증액된 4억 8천 920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행정광고는 편파적인 잣대로, 부천시에 비판적인 특정언론은 배제한 채 운영되고 있어 여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광고비, 방송매체 행정광고비를 이렇게 파격적으로 증액하는시민 삶의 질과 무관한 언론매체 행정 것은 큰 문제이다. ‘복사골부천’ 제작비 역시 1억 3천 239만원에서 3천 799만원 증액된 1억 7천 38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세부내역은 복사골부천을 5만부에서 7만부로 확대하고, 우편발송 역시 2,500부에서 5,000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SNS 등이 극히 발달한 시대상과 전혀 맞지 않는 예산이다. 이 예산은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서도 제기되어 “전년 동결”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선심성, 행사성 예산 역시 우려할만하다

복지정책과는 보훈단체 운영비 지원(민간이전)으로 올해 3억 8천 312만원에 비해 5천 1백만원 증액된 4억 3천 414만원을 편성하였다. 세부내역은 재향군인회 운영비 지원이 1천 761만원 신설되었고, 보훈단체들에 대한 운영비 지원(활동비, 차량유지비, 관리비 등)이 3천 340만원 증액되었다. 사업비 증액이 369만원이 된데 비해 운영비가 대폭 증액(3천 340만원)된 것은 더욱 황당하다. 반면에 지역의 많은 단체가 참여하는 ‘평화통일 기반조성 지원사업’ 7천만원은 해당 삼임위에서 전액 삭감되었다.

‘문화예술과’는 ‘부천 세계 비보이대회’로 8천만원 증액된 3억 6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부천 세계 비보이대회 행사운영비가 3천 70만원, 행사비가 3억 3천만원 편성된 것이다. 이외에도 부천 비보이 전국챔피언대회(민간이전)로 2천 5백만원, 부천마루광장 비보이 주말공연(민간이전)으로 2천 4십만원이 별도로 편성되어 있다.

‘관광콘텐츠과’는 ‘내고장 바로알기 사업’으로 6천 5백만원을 신규로 편성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내 고장 바로알기’ 수업과 연계한 내 고장 학습 및 체험활동”이라고 하는데 최근 자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학습.체험활동을 시민혈세를 투입하여 일률적으로 진행하는 사례를 증가시키는데 불과하다. 이 역시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서도 “전액삭감”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대중교통과’는 ‘부천브랜드 콜택시 콜비지원’으로 올해와 동일하게 5억 7천 1백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서는 “대시민서비스 향상과 영세한 택시업계의 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나 카카오 택시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삭감”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이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제시 없이 반영되지 않았다.

 

CCTV 운영, 관리 예산 증가

‘365안전센터’는 ‘방범용CCTV 운영’ 예산을 올해 10억 9천 394만원에서 8억 3천 194만원 증액된 19억 2천 588만원을 편성하였다. 세부내역으로는 CCTV 시스템 유지관리비가 5억 2천 159만원, 임대회선 통신요금이 2억 2천 117만원, 현장설비 전기료가 9천만원 증액되어 있다. 또한 ‘통합관제센터 구축운영’ 역시 7억 9천 688만원 증액된 15억 9천 688만원으로 편성되어 있다. 내년도 CCTV 운영, 관리에만 시민 혈세 35억 2천 277만원이 사용될 예정인 것이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CTV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을 가져오고, CCTV가 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박철현 외, 2009; 신우화 외, 2012)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면밀한 검토나 공론화 과정 없이 계속 증가시키기만 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제주시 공중화장실 8개소 안심 비상벨 설치 1억 2천만원, 안양시 위험감지 경보시스템(CMS) 구축 35개소 1천 9백만원, 제천시. 진해시. 서울 동작구. 종로구 등의 여성화장실 안심거울 시트지 부착사업과 같이 대규모 예산투입 없이 시민안전을 강화하는 생활정책이 필요하다.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하는 부천시의 ‘여성정책’과 ‘여성친화도시’ 예산은 초라

부천시의 여성정책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 ‘여성청소년과’의 예산은 약 25억 1천만원 증가하였지만 여성청소년재단 출연금, 청소년 관련 예산, 가족 관련 예산, 행정운영경비를 제외한 ‘여성정책 예산’은 17억 237만으로 2016년에 비해 4억 8,739만 3천원이 감소하여 여성단체 지원, 여성문화제 운영,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 여성새로일하기센터운영, 여성권익 증진에 대한 예산이 모두 감소하였다. 부천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예산’ 역시 약 6천 6백만원으로 2016년에 비해 약 3천 2백만원 증액된 것이지만 ‘여성친화도시’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동등한 참여와 혜택의 분배를 보장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성별차이가 없도록 하는 지역”(여성가족부)이라는 목표를 놓고 볼 때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2017년 부천시 성인지 예산서’에 의하면,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 15개, 성별영향분석평가사업 49개, 자치단체특화사업 5개로 총 69개 사업이며, 총 393억 1,200만원을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부천시 성 인지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성별 형평성을 양적 균등성으로 잘못 이해하여 본래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사업과 양성평등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사업을 배정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어 실제로 전체 성 인지 예산 규모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59.1% 사업(30개 사업)이 양적인 균등을 지향하고 있고, 본래의 목적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업도 전체 예산액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과다한 순세계잉여금, 역시 문제

2015년 결산 결과 순세계잉여금(초과세입+불용액)은 약 2,893억 7천만원으로 세출 결산액의 17.9% 규모로 2014년 순세계잉여금 약 1,716억 7천만원에 비해 1,177억원이 증가되었다. 2012년 통합회계를 기준으로 전국 시단위 자치단체의 결산액 대비 순세계잉여금 평균비율이 9.1%라는 것을 보면 부천시의 순세계잉여금이 지나치게 높고, 이는 세입과 세출 예산편성이 불합리하게 되고 있는 것으로 부천시의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람’에게 투자되어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원한다

최근 서울시와 성남시의 ‘청년수당’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극도로 팍팍하고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사람’에게 투자되어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원한다. 하지만 부천시는 사람에게 투입되는 예산에는 무척 인색하고, 토건개발과 홍보성, 전시성, 행사성 예산이 많다. 부천시의회는 이제라도 ‘시정감시와 시민대표’라는 본연의 자세로 ‘사람 중심 예산’의 원칙을 세워가기 바란다.

 

2016. 12. 13.

 

부천시민연대회의

부천YMCA, 부천YMCA등대생협, 부천YWCA, 부천시민연합

 

부천시민아이쿱생협,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환경교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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