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카페 수수한 라면 세상


 
수수한 라면세상(이하 수라상)은 도당동 강남시장에 위치해 있다. 도당동 새날 공부방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공간이자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라면을 주 음식으로 제공하며 그밖에도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수라상 음식엔 가격이 적혀있지 않다. 계산 대신 기부로 이뤄진다. 처음 온 사람들은 직원에게 가격을 묻곤 했다.
수라상을 담당하는 오영주 수녀는 “쫴그만한 아이부터 60대 노부부까지 다양하게 이곳을 이용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기부를 모르기 때문에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어른들은 라면 두 그릇을 드시고 만원을 기부하고 가시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초등학생들이 들어섰다. 오영주 수녀는 아이들에게 이름을 묻고 말을 건넸다.
“도당동은 다른 곳에 비해 청소년 공간이 없어요. 새날 공부방을 하던 중에 청소년을 만나는 방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공간에 대해 공부방 아이들과 얘기했고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수수한 라면세상이란 이름도 아이들이 지은 거고요.”

수라상을 연지 3주 정도 됐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반가워 했다. 수라상은 도당동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메뉴에 유독 ‘품절’이 눈에 띈다.
오영주 수녀는 “수라상 음식은 기본 메뉴를 제외하고 대부분 후원받은 것들이에요. 짜파게티 5상자를 받았고 동이 났다는 거예요.”라며 웃었다. 수라상 메뉴가 자주 바뀌는 이유다. 지난번에는 콜라를 후원받아 사람들과 함께 나눴다.

수라상을 처음에 구상하고 지어지고 운영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은 우리가 남의 덕으로 살잖아요. 다른 사람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수라상을 어떻게 유지해야할지 걱정은 안돼요. 그보다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공간이 되려고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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