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내가 청춘의 널 언제나 사랑한다는 건 절대 잊지 마

못 다 한 고백

 

뭐하고 지내니? 추운 날씨에 감기는 안 걸렸고? 요즘도 생각에 빠져 있는 건 아니겠지? 너무 고민만 하지 말고 실패해도 좋으니 원하는 일에 한번 도전해 봐. 실패와 좌절을 겪어도 괜찮아. 젊은 날의 힘듦과 고통이 훗날 좋은 일로 다가오더라.

(네게 이 말을 꼭 해 주고 싶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고 뭐라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개의치 말라고. 미리 걱정한 덕분에 오히려 준비성이 많아진다. 솔직히 네가 걱정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준비를 잘하니 우려한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지 않게 도움을 주니까 굴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 해도 돼.

하나 더 말한다면, TV 좀 적당히 보도록 노력해 보자. TV 중독이 오래 간다. 습관으로 굳어진 다음 고치려고 하면 잘 안돼서 힘들어. 볼 것만 적당히 보고 끄는 연습을 많이 해줘. 이건 정말 부탁이야. 대신에 산책도 많이 하고 그림도 많이 그려 봐. 나중에 보면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몰라.

참! 아주 중요한 것 또 있어. 동대문 장난감 거리에서 빈티지 인형 많이 사 놔. 동네 문방구 돌면서 구하면 좋더라. 얼마나 귀하고 예쁜 인형들이 많은데! 너무 늦기 전에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잔뜩 구해 놔. 동네 문방구가 진짜 보물 창고야.

어딜 가든 열심히 하길 바라. 그리고 너무 게으르게 살지 않으면 좋겠어.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내가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은 20대와 30대를 너무 게으르게 보냈단 거야. 젊을 때 뭔가를 해보지 않은 게 무척 아쉽더라. 하긴 어떤 시인의 말처럼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그렇게 살지도 않았을 테지.

요즘 나는 거창한 목표 대신 그냥 현실에 충실하게 지내길 바랄 뿐이야. 그러니 내 걱정 말고, 나를 늘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기 바라. 당연히 눈에는 절대 안보이지만 말이야. 그걸 난 서른아홉 살이 되어서야 알았거든. 그래도 중년의 내가 청춘의 널 언제나 사랑한다는 건 절대 잊지 마. 우린 다 소중하니까! 우리, 힘내자! 못 보고 지내더라도 건강하렴. 안녕.

글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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